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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2 너는 유난히 술만 먹으면 울 곤 했지. 뭐가 그리 서러웠었는지. 너무도 순진한 너를 데리고 동대문과 창경원을 누비며 걸었던 것은 추억 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머리속에 각인된 부조 같은 형태의 기억일 것인데, 너는 항상 나의 술취한 모습과 암울하고 전위적인 행동만을 기억하고 있구나. 언제나 뒷전에서 남을 배려해 주던 학창시절의 아름다운 모습은 사라지고, 이제는 잊혀져 갈만한 다른 친구들의 나빴던 행동만을 떠올리며 안주 삼아 씹고 있는 너의 모습에서 인생! 도데체 조같은 인생이란 뭔가? 세월! 도데체 누가 너의 아름답던 머리속을 돈과 일상으로 채워 넣었을까? 라는 깊은 회한이 든다. 아름답던 너희 서해 고향 바다와 설레임으로 등교하던 학교길, 그리고 친구들......, 오늘밤은 추억의 회상 이라기 보다도 너 .. 2005. 1. 17.
친구에게 사근동 다방의 풍경 속에서도, 지척거리는 남태령을 넘어왔을 때에도, 뜨거운 열기의 이국 땅에서도, 너의 결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에도, 네가 외국에 발령 되었단 말을 들었을 때에도, 최근 자그마한 빵 가게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에도, 나는 일말의 추억이 연결되어질 고리를 찾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너는 내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아침에 봤던 너희집 검둥이를 둘이 저녁상에서 배 터지도록 먹었던" 그 사건에 대해서도, 학교 끝나고 매일 할 일없이 담배피고 술먹고 같이 했던 그 세월에 대해서도, 벛꽃길을 걸으며 유행가를 화음 맞춰 부르던 모든 기억들에 대해서도 과거의 지워 버리고 싶은 하나의 기억으로, 심지어는 지금은 생각 조차 안난다는 말로 일말의 너와 나의 고리를 무참히 끊어 놓았다. .. 2005. 1. 17.
신림동 어느 교회에서 무서운 목사와 성난 신도들 주안에서 하나된 형제자매 라고 눈 깜짝 하지 못하게 한다. 한 여인이 슬픈 얼굴을 하고 방언을 한다. 그것은 언어가 아니다. 주체 하지 못할 신앙심과 괴로움의 조화된 형태이다 샤마니즘 정제되고 특수하게 매도된 샤마니즘 염증을 느끼는 인간을 어린 신앙의 발로라고 매도 할 수 있는가! 주여 당신은 원하십니까? 언제나 슬픈 교회의 종소리는 이밤의 황혼 사이로 동네 구석구석 스며들면 우리는 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나! 그것은 은혜도 구원도 아니다 그것은 단지 카타르시스의 의미이다. 85년 11월 2005. 1. 17.
나의 서문 깊은 잠에서 막 눈비비고 깨어난 아이처럼 항상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생활을 느끼며, 살며, 배우며, 무감각 해지지 않으려는 몸짓이 애처로와 슬픔과 눈물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지만 사는게 원래 그런거라는 말에 스스로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기만적인 자기 속임수로 눈가림 하면서도, 합리화라는 말은 죽어도 싫어하는 모순이 또한 우리들 마음속에서 우리를 얼마나 괴롭혀 왔는지, 길거리의 나무들에게서도 흙 먼지 모랫속에서도 허망하다. 허망하다. 남산위의 파란 하늘이 점점 다른 기운에 의해 보랏빛으로 변해감을 느끼며 구름사이의 한 줄이 빛이 피부를 관통하여 심장에 빙그르르 자취를 그리며 하늘과 땅은 어둠으로 이어져 물들고, 通하고, 連하고, 化하면, 지나가는 개들도 키득키득 웃고 가로수도 산도 집도 개시깨 개새끼 소리 .. 2005. 1. 1.
홍만이를 놔줘라 요즘은 잘 안보지만, 최근 까지 K-1 부터 시작해서 Pride FC, Pancrase, UFC, IFC등 이종 격투기 경기는 빼놓지 않고 보았다. 내 개인적으로는 K-1 이 Beast Series를 제외 하고는 제일 재미 없지만... 아무튼 인간의 파괴본능을 자극하는 원초적인 게임에 금방 매료되어 버리는 것은 사실이다. 최홍만이라는 24살에 신장 218,몸무게 160정도의 젊은 거구가 있다. 테크노 골리앗이라는 별명으로 테구에 걸 맞지 않게 귀염성도 있다. 최근 뉴스에서 놀리듯 얘기 한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씨름선수가 단식 농성을 한다고... 양껏 처 먹어야 하는 씨름 선수가 밥 한끼 안먹는것은 거의 죽음이라는 투로.. 그리고 LG씨름단 해체의 이유를 설명 해 준다. 그리고 최홍만이를 부각 시켜 보여.. 2004. 12. 20.
너희들은 담배 계속 펴라 벌써 담배 끊은지가 2달이 넘었는데, 아직도 가래가 나온다. 끊은 후 3박 4일을 누워서 앓고, 그 후 15일을 거의 기운 없이 어지럽게 지냈다. 이제는 술 마실 때도 그리 담배 필 생각은 없다. 그러나.. 왜 이리 아직도 가래가 나오는 것이냐? 20여년을 지속적으로 폈으니 그럴 만도 하지만.. 근데 또 담배 끊은것은 왜 이리 억울하게 느껴지는지? 끊었을때와 안 끊었을때와 아무런 변화도 없다는 점이 더욱더 그러하다 평생을 술과 담배로 즐겁게 살고 계시는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 들도 계신데. 남이 담배를 끊는다면, 난 말리고 싶다. 그 즐거운 취미를 한순간에 버리지 말라고, 어짜피 인생은 한 순간인데.. 내가 너무 경솔했던것 같다. 그러나 이젠 할 수 없다. 이미 다시 시작 하기에는 내가 앓았던 시간과 기분.. 2004. 1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