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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 Genre

나의 서문

by 개인교수 2005. 1. 1.
깊은 잠에서 막 눈비비고 깨어난 아이처럼 항상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생활을 느끼며, 살며, 배우며, 무감각 해지지 않으려는 몸짓이 애처로와 슬픔과 눈물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지만 사는게 원래 그런거라는 말에 스스로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기만적인 자기 속임수로 눈가림 하면서도, 합리화라는 말은 죽어도 싫어하는 모순이 또한 우리들 마음속에서 우리를 얼마나 괴롭혀 왔는지, 길거리의 나무들에게서도 흙 먼지 모랫속에서도 허망하다. 허망하다.

남산위의 파란 하늘이 점점 다른 기운에 의해 보랏빛으로 변해감을 느끼며 구름사이의 한 줄이 빛이 피부를 관통하여 심장에 빙그르르 자취를 그리며 하늘과 땅은 어둠으로 이어져 물들고, 通하고, 連하고, 化하면, 지나가는 개들도 키득키득 웃고 가로수도 산도 집도 개시깨 개새끼 소리 치지만, 나는 들을 수 없어, 듣지 않을래 아니, 나는 귀가 없다고 말하고 핑계대고, 공존이라는 허울에 허우적 거릴 우리가 허망하다.

善과 惡이 通하고, 白과 黑이 다리를 잇고, 시작과 끝이 連하는 無가 진정 有의 用이 될수 있다는.. 하고자 함이 없어도 함이 있는 기초적인 의미들을 위하여 오늘도 건배하고 내일은 허울, 속임수, 합리화, 추억, 공존등 다시는 이러한 단어들이 거론 되어지지 말기를 위하여 푸르름, 새벽 등을 섞어 투명하게 쭉 들이키고 노래하고 춤추고 詩쓰고, 책읽고 하려고 했는데 내일은 언제나 또 다른 오늘이 되고 퀭한 눈으로 보도블럭이 이글어질 정도로 술을 마시고 호주머니에 두 손 쑤셔 넣은 채 고개 푹 숙이고 이리저리 헤멘다. 눈동자가 아른거리며 발끝이 안 보인다. 눈물 한 방울에 카타르시스가 이루어 질수 있다면 그것은 야비하지만 할 수 없다.

8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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