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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cking Era

그 법이 그렇게도 좋아?

by 개인교수 2004. 9. 17.
지금 내가 있는곳은 광화문의 어느 빌딩 10층,

창문만 열면 꽹가리소리, 북소리에 미칠 지경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노무현정권 물러가라. 수도권이전 결사 반대","국가보안번 절대사수" 등 이런 이슈들로 가득 메워진 프래카드를 들고 시가행진을 한다. 그것도 매일......,

82년도 어느 무더운 여름날, 나는 친구들과 써클룸에 모여 "분홍빛 새털구름.."이라는 민중가요를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들은 막걸리를 마시며 시국을 개탄했다. 당시의 이슈는 공산당과는 전혀 무관한, 노동자(이른바 공순이 공돌이)의 권익에 대해서 였고, 마치 학교다니는 우리가 그 친구들을 어둠에서 구해줄 수도 있다는 알량하고, 한편으로는 건방지기 까지한 생각을 가지고 운동을 하였다.

그리고 그 때는 "공장의 불빛 "같은 노래를 부르면 왜 그리 슬펐는지, 서로 손을 붙잡고 울기 까지 했던 기억이 난다. 그건 분명 아직 성숙되지 못한 자아의 비논리적인.... 사실과 행위에 대한 공조 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당시는 자기가 보안법에 의한 수배자(아닐지도 모르지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해 했었고, 한편으로는 자랑 처럼 여기고 다녔다.

제대하고 86년도에 우연히 써클룸에 갔다. "주체사상 만세"를 외치고 있었고, 북한의 연설단 처럼 복식호흡을 통한 발성으로 자유를 쟁취하자는 글을 낭독 하고 있었다. 그리고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서로 낄낄대며 웃고 있었다. 아마 그 친구들은 그런 발성으로 연설을 하는 그 자체가 재미있었나 보다. 요즘 힙합이나 랩을 재미있어 하듯이...

그리고 그 당시에는 아주 심하게 국가보안법이 발휘되어, 전경들은 아무런 꺼리낌 없이 사람을 향해 대 놓고 최루탄을 발사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세월이 많이 흘렀다.

전두환도, 노태우도 가고, 김영삼, 김대중이도 갔다.

난 정치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이지만, 노무현 개인에게는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난 항상 생각하기를 지금 노무현이 대통령직을 관둔다고 해도, 연설조가 아닌 소박한 언변, 대화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노력... 그리고 정권에 의해서 악용되던 국가보안법을, 정권을 현재 가지고 있는 당사자가 철폐 하고자 하는 결단력등은 앞으로도 높게 평가 되리라고 본다.

그것이 정치적인 쇼 이든지, 어제 어떤 병신이 TV대담에서 주장했던 "북한의 사주를 받았던지" 간에 없어져야 할것은 없어져야 한다.

오늘도 제대로 퇴근하기는 다 틀린것 같다. 광화문 사거리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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