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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se days

입원하다

by 개인교수 2010. 10. 9.

지지난주 윤모가 영통으로 찾아왔는데
난 전날 이미 술이 되어서 먹기 싫은 술을 그것도 제일 싫어하는 매운 닭발과 먹었더니, 속이 너무 부대꼈다.
명치가 따끔거려서 하는 수 없이 지난 금요일에 병원을 찾았는데, A형 간염이 의심된다고 피를 뽑자고 했다.
바로 목요일 회사 부장들과 술을 마셨던 터라 "이틀뒤에 합시다" 라고 말하고 이틀뒤에 피와 소변검사를 했다.

월요일 아침 병원에서 피검사를 하고 돌아갔는데 11시쯤 급하게 간호사가 오후 4시까지 병원으로 오란다. 초음파 검사를 해야 한다나??
그리고 의사는 말이 필요없다는 듯이  큰병원에 입원치료 하라고 했다.
그리고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되었다(아니 내 스스로 차몰고 갔음)

아래는 첫날의 피검사 결과이다.
2010-10-01
AST       298 (정상 7-40)
ALT       201 (정상 4-43)
ALP       591 (정상 35-123)
r-GTP 1,182  (정상 11-75)
Total cholesterol    326 (정상 130-220)
Triglyceride  300 (정상 34-143)
T-Bilirubin  6.6 (정상 0.2-1.2)

링거를 동시에 세개를 꽂고 입원실이 없어서 응급실에 밤새도록 있었다.
응급실의 풍경은 익히 알다시피 별별 인간이 다 들어온다. 특히 새벽녂에는 술취한 년놈들이 대가리깨져서 들어오는 일이 다반사라 그야말로 가관이다.
레지와 인턴 간호사들은 자려고하면 깨워서 뭘 검사한다고 하고, 자려고하면 CT 촬영이다, X-Ray다 하여 심신을 피곤하게 만든다.

2010-10-03
대부분의 수치가 떨어지자 집에서 푹 쉬면서 다음주에 래원하라고 한다.

2010-10-03
원래 진찰병원인 연세모아병원으로 가서 의사를 만났더니 여의사는 입원을 해야지 왜 나왔냐고 흥분을 한다.
너무 오바하는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나를 위해준다(??)
의사는 아무것도 하지말고 절대 안정을 취하란다.
"절대안정의 기준이 뭡니까? 회사가서 그냥 앉아있으면 안돼요?"
그것도 안되고 그냥 하루종일 누워만 있으라고 한다..
"걷기 운동 살살 하는것도 안되요?"
대답은 단호하다. 아무튼 절대 몸뚱이 움직이지 말라고 한다..
 

2010-10-05 피검사
AST 93
ALT 115
r-GTP 1002
T-Bilirubin 3.8

다른것들은 다 떨어지는 추세고 황달 수치인 T-Billrubin 도 많이 떨어졌다.

의사왈....
패턴은 완전 A형 간염인데 A형 간염 항체는 음성반응이 나오고 있다. A형 간염이 아닌경우의 이러한 패턴은 정말 보기힘든것인데.. 결국은 알콜성 간염으로 추정할 수 밖에 없는데.. 도데체 술을 얼마나 드신겁니까? 라고 물어본다.
의사와 나는 암묵적으로 A형 간염으로 이 사건이 종결되기를 바랬는지도 모른다. A형 간염이면 간수치 떨어지고 정상으로 돌아오면 면역체계도 생기고... 그것으로 게임 끝이니까..

하지만 A형 간염의 확증은 없고 패턴은 A형 간염과 99% 유사하고.. 서로 눈만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 A형간염은 포기하고 알콜성간염으로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저 수치 중 감마GTP는 100% 술에 의한것이다.
한 2년전에 40 내외가 정상인데 135라는 숫자가 나와서 기절할 뻔 했는데... 니미럴 이번에는 1182 라니... 허걱!!!
돌아오는 월요일 아주대병원에서 다시 한번 검사하고 끝을 내려고 한다.

오늘 연세모아병원 의사는 마지막으로 제발 포도당이라도 맞으라고 억지로 병실로 나를 떼밀었다.
사실 연세모아병원은 전부 임산부, 여자,애들 위주의 병원이라서 나 같은 성인남자가 병실에 누워있기에 좀 민망한 곳이다.
그래도 굳이 그렇게 배려해준 의사가 한편으로는 고맙기도하고... 아무튼 향후 한 달 먹을 약까지 처방해줬다 (사실 처방이래야 우루사라는 약인데, 밖에서 그냥 사먹으면 비싸니까 처방해 준 것임)

나중에 봐요~~ 라고 의사에게 인사를 했는데... 나중에 봐??? 내가 생각해도 웃기네? 나중에 안 보는게 최선인데...

...

다음주는 반드시 미뤘던 홍콩출장을 가야하는데.. 장기 출장이라서 걱정이네??


2008/06/05 - [Those days] - 감마지티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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