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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se days

애마 도난 당하다 -2

by 개인교수 2010.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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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주전에 잘 타고 다니던 스쿠터를 도난 당해서 분실 신고를 했다.
경찰은 담당형사에게 인계할테니 다시는 자기 쪽으로 (파출소) 문의 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당시의 불친절 부조리등은 그저 내 블로그에 몇 줄 욕으로 덮어둔 채 하루하루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토바이는 그 특성상 외형의 변화를 가하기 쉽고 번호판도 떼었다 붙혔다 하기도 쉽고, 엔진만 놔두고 외형을 완전히 바꾸기도 쉬운 물건 이라서 도난 당한 즉시 인근의 CC-TV 이나, 오토바이 가게들에게 수배를 내리지 않으면 찾기 쉽지 않다.

일요일 새벽 쯤에 도난 당해서 월요일 아침 일찍 신고를 하였고 자술서(?) 같은것도 썼는데 통 경찰쪽에서는 연락이 안온다.
당시 파출소에 있던 순경 새끼는 내가 혹시나 자주 가서 귀찮게 할까봐, 담당형사를 운운 하며 피하려했다. 그래서 나는 무던히도 참고 참다가 일주일이 다 되도록 담당형사라는 사람에게 아무런 연락도 없기에 금요일 오후나 되서야 그 파출소를 방문 했다.

방문 의도는 신고를 했고 담당형사 한테 연락이 올꺼라고 하더니 어떻게 된게 일주일이 다 가도록 연락이 없냐? 라는 취지에서 였다.

금요일에는 마침 넥타이에 양복을 입고 간 터라 지난 번 처럼 복장으로 인한 무시는 안 당했다. 역시 한국에서는 무엇을 입고 있는가 무엇을 먹고 있는가가 사람평가의 절대적인 최우선 기준이 되는가 보다. 월요일 아침 츄리닝 입고 갔을때는 반말은 아니지만 상당히 거만한 태도로 자기 물건 간수 못했다고 나를 비난 하더니, 지난번 금요일에는 아주 정중히 의자에서 반쯤 일어난 상태에서 어떻게 오셨냐고 물어 보았다.

지난 월요일에 오토바이 도난 신고를 했는데 경과가 어떻게 됐는지 알고 싶어서 왔다 라고 이야기 하였다. 그러자 경찰은 일지 같은것을 뒤적였다. 그 순간 누가 봐도 그 일지에는 나에 대한 기록이 없었다는 것은 눈치로 알수 있었다.
'그 자식 표정 관리 되게 못하네'

옆에 있던 경찰이 차량번호가 어떻게 되냐고 물어 봤다.

난 그저 그 순간 '그래 알았다. 됐네 이사람들아...' 그렇게 말하고 파출소 문을 나오려고 했다.

그러자 일지를 찾고 있던 놈이 한다는 소리가 정말 가관이었다.
"저희는 야간 담당이라서... 주간 담당은 따로 있거든요..." 라고 말한다.

"야 씨발놈들아, 니들이 무슨 국민학교 청소 당번 놀이 하는거냐? 경찰 공무원이라고 하는 자식들이 한다는 변명 하고는..." 이라고 소리쳐주고 싶었지만 국가 공무원에게 함부로 욕하면 안되기에 그냥 알았다고 말하고 나오려고 했다.

파출소 문을 열때,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는 듯 희미하게 "오늘 늦게라도 담당형사에게 연락이 갈겁니다" 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 니들 알아서 해라.. 혹시라도 니들을 믿고 이곳에 다시온 내가 잘못이지...'

그날 저녁 8시 쯤, 담당 형사는 아니지만 오후에 만났던 그 경찰에게서 전화가 왔다. 담당형사에게는 연락 했고 연락이 곧 갈꺼라면서...

그리고 오늘로써 도난당한지 3주, 지난 금요일로부터는 2주가 지났다.
아무런 연락이 없다.
담당형사고 경찰이고 나발이고 아무런... 연락이 없다.


무관심,
그저 무관심 하다.

관심이라곤 오로지
아침먹고 땡, 점심먹고 땡, 저녁먹고 땡,
바둑이랑 때맞춰 동네 한바퀴 돌고,
장사 준비중인 청송 오징어집 아저씨와 농담 따먹기 한판 하고,
길가에 옥수수파는 할머니에게 주의 한번 주고,
하루종일 뜻 모를 무전기 소리만 귓가에 요란하다.

철물점에 들어가 담배 한갑 사서 허공에 날린다.
하루종일 지적질 하고 돌아 다니던 그 자랑스런 오른쪽 검지 손가락과 양놈들 욕할때 쓰는 일명 뻑큐 손가락 사이엔 자랑스럽게 담배 한개피가 삽입되어있다.
뭐가 좋은지 두셋이 모여 키득거린다.

그리고 나서
보람찬 하루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간다.
이 사회의 자랑스런 필요악
경찰공무원



2008/10/21 - [Those days] - 애마 도난 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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