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곳은 전혀 생소한 지역이다.
일생에서 아주 어렸을 때 유배 비슷하게 지냈던 천안에서의 2년 간의 생활을 제외하고는 서울 외의 지역에 거주해 본 적이 없다.
어젯밤 남현동 및 사당1동의 무리들과 술 퍼먹고 새벽 2시 30분 쯤 이 곳으로 들어왔을 때에도 아주 정신이 멀쩡했다.
잠을 자면서도 내가 지금 서울에 있는 건지 이곳에 있는 건지 햇갈릴 정도로 난 이전 사당에서의 생활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었다.
좀 아까 막걸리 세 병을 사려고 차몰고 이마트에 갔다 왔을 정도로 한적한 풍경,
창문으로는 둥그런 동산이 보이고 7시 즈음 부터 내린 진눈개비가 어느덧 세찬 눈으로 바뀌었다.
나름 고급 아파트라고 정원의 나무마다 조명을 비춘탓에 나뭇사이로 세차게 몰아치는 눈발이 선명하게 보인다.
2.
파김치, 두부, 대만에서 가져온 닭발, 된장국 그리고 TV를 앞에 두고 창밖의 눈을 보며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3월9일에 펑펑 내리는 눈 이라....
낭만이기 전에 내일 애 어떻게 학교가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자원이가 그렇게 들어가기 어렵다던 외국인학교에 합격해서 나도 어쩔 수 없이 이곳으로 끌려오다시피 이사를 왔지만 그리 달가운 것은 아니다.
못살던 시절.
거의 내 평생 이사를 거의 20번 이상은 한 것 같다.
이 지긋지긋한 이사..., 어떨 때는 6개월에 한번 이사한 적도 있었다.
이번 이사에서는 너무나 귀찮아서 손 까딱안하는 포장이사를 선택했다.
옆에서 포장하고 나르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름 도와주려고 하면 "그냥 나가계세요" 라고 말하니 뻘쭘했다.
이제 이곳으로 온지 4일 째...
3.
눈 참 잘오네..
어차피 실업자라서 출근할 필요도 없으니 나야 뭐 별 상관 없지만, 아까 8시 경에 쓰레기 버리러 나갔을 때 신발의 반 정도가 빠졌었는데 지금 4시간 이상 계속, 아니 더 세차게 계속 내리니 지금 쯤 나가면 발목 정도는 족히 왔을것 같다.
4.
서울막걸리,
일평생 막걸리를 안 마시다가 작년에 쪽바리 들도 환장한다는 소식을 듣고 마셔 본 막걸리.
시골에서 장인이 아무리 지랄하고 잘 만들었다 해도 천원짜리 서울막걸리가 최고다.
아니...
국순당 막걸리가 더 맛있는데, 최근 무슨 소송이 걸렸는지 가게에서 사기가 힘들다.
서울막걸리는 걸쭉하고 당도가 높은 편이다. 반면 국순당 마걸리는 싫어하는 걸쭉한 찌꺼기가 덜하고 달지도 않다. 아마 내 입맛에는 국순당 막걸리가 맞을 듯 하다.
그러나 니에미 가게에서 팔지를 않으니..
심지어는 이마트에서도 안판다.
이곳은 동네 구멍가게보다 이마트가 더 가깝다.
어차피 동네구멍가게를 가더라도 차를타고 가야된다. 그래서 아싸리 이마트나 그 옆의 홈플러스를 간다.
5.
다시 눈,
현재 스코어 8센티 란다.(뉴스에서)
뉴스에서 8센치면 실감은 발이 푹푹 빠지는 그런 느낌일 것이다.
6.
걷기운동,
어차피 요즘 노니까 다시 걷기운동을 하려고 했는데, 바로 눈때문에 무산됐다.
3월에 내리는 눈...
괜히 한 줄 글자를 적고 싶게 만든다.
일단 풍경은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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