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로 약 담배를 한대도 안피운지 10개월 정도가 지났다.
물론 나는 기분 나쁜 상태에서 끊은 것이기 때문에 지금도 조금도 피우고 싶은 생각이 없고, 끊을때도 별 고민없이 한순간에 끊어 버렸다.
담배만 보면 기분 나빴던 일이 떠오르도록 최면 비슷한 상태로 내 스스로를 유도해 갔기 때문이다.
담배에게는 개인적으로는 미안하지만, 아무튼 가장 치사한 방법으로 내 자신을 속여가며 끊었던 것이다.
한편, 주위에서는
정말 믿기지 않는다는 투의 말들과 실제로 담배를 계속해서 권했던 사람도 있었고, 그때마다 안피웠으나 중요한 사람(대출해주는 은행과장, 혹은 담배와 술을 남성의 상징으로 생각하며 사업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 - 이때 같이 안 피우면 "같이 일하기 어렵겠다" 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음 -..)이 "담배나 한대 피우시죠?" 라고 하면 서슴없이 받아서 피우곤 했다. 그러나 워낙 기분 나쁜 마음으로 담배를 끊었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고 나면 속이 쓰렸다. 대략 위산이 식도와 위의 경계선, 죽 명치 끝까지 치고 올라와서 맨 살을 부식시키는듯한 통증이 밀려 왔었다.
아무튼 난 남들이 담배를 권하는 그러한 행위 조차 나를 시험 하려는 유혹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난 이미 담배에 관해서 만큼은 이상하리만큼 빨리 일종의 不惑의 상태가 이미 되어버렸던 것이다.
난 불과 10개월 전만해도 매일 사무실에서 거의 담배 2갑 정도를 피워댔다. 그것도 흔히 얘기하는 뻐끔담배(입담배)가 아니라, 충분히 폐부까지 연기를 몰고가서 잠시 머무른뒤 강한 한숨과 함께 코와 입으로 빠져나오는 전형적인 풀무질 같은 흡연 이었다. 그리고 후속타로 마시는 커피 한모금...
2.
담배를 끊은 바로 그날 부터 3일간을 일어나지도 못했으며, 그 이후 15일간을 거의 폐인처럼 멍하니 지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산소의 공급량이 원활해져서 머리가 어지러울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무튼 신체적인 모든것이 말끔히 극복되었을때, 난 정말 "내가 진짜 담배를 끊기는 끊은건가?" 내 스스로도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거기에는 큰 함정이 있었다.
나는 담배를 끊기에는 담배를 피운 세월이 너무 길었다. 생각해보면 나의 일거수 일수족, 행동 하나하나가 담배와 결부되지 않은것이 없었다.
어딘가에 담배구멍이 나 있는 와이셔츠 부터 시작해서 슬픔과 기쁨이 교차됐던 내인생에서 항상 담배는 나와 같이 했었다는것에 적잖은 충격이 밀려 왔다.
난 담배 끊고 난 후, 카페를 가본적이 없다. 그리고 평소 3-4잔 마시던 커피도 거의 안마신다. 일단 담배가 없으면 커피를 마실 의미가 거의 90% 이상 반감된다. 그 결과 카페에 앉아서 좋은 사람과의 대화도 안하게 된다. 담배없이 카페에 앉아있는 자체가 고역이기 때문이다.
난 담배를 끊고 제대로 곰곰히 생각해 보거나, 글을 쓰거나, 창작을 위한 활동을 하거나, 악기 연습을 한적도 없다. 이러한 행위들을 할 때에는 항상 테이블에 재떨이가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담배를 끊고 난 후, 전심을 다해서 내 인생을 위해서 일 해 보지도 않았다. 예전 같으면 외국 돌아다니며 바이어들 만나서 상담하고 술마시고, 담배피우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담배물고 그 날의 일을 정리하고, 내일의 비상을 꿈꿔 왔었는데, 이제는 전혀 그런것을 큰 가치로 두지 않게 되었다.
게다가 길거리 걸어다니는것도 귀찮아 졌다. 예전에는 가을 낙엽길을 걸어다니며, 자판기 커피 뽑아서 담배한대 피우며 걸어다니는것이 큰 낭만 이었는데 이제는 담배를 안피우므로 인해서 그러한 행위 조차도 하기 싫어졌다.
이제는 술자리 외에는 사람 만나는것 조차 싫어 진다.
낮에 사람을 만나려면 카페나 사무실에서 인데, 담배와 차 혹은 커피 없이 성인 남자들이 모여서 히히덕 수다 떤다는게 왠지 재수 없게 까지 느껴진다. 그래서 낮에는 왠만하면 사람을 안 만나게 된다. 물론 술은 안 끊었으니까 밤에는 사람 만나서 술을 매개체로 해서 즐겁게 놀지만...
담배를 끊고 나서 소주에서 알콜냄새가 너무 나는것 같아서 한동안은 소주를 못 마신 적도 있었다. 그리고 음식도 너무셔서 먹지를 못했었다. 남들은 입맛이 돌아 온거라고 말을 한다.
난 전반적으로 마치 사이보그에 칩을 교환한것 처럼 완전히 변형된 새 사람으로 변해 버렸다.
담배를 끊고 나서 좋은 점이란 "단지 담배냄새가 몸과 입에서 안난다는것" 뿐이다.
3.
약 4개월 전에 성남의 외삼춘이 오셔서 "나도 담배 끊을까?" 라고 말하시길래, 나도 모르게 흥분하며 극구 말렸다. "아니 삼춘 지금 나이가 60이 넘어서 지금 담배 끊어서 뭐할려구?" "나 봐봐! 담배끊고 살이 8키로 찌고, 매일 그냥 멍하게 지내.." , "삼춘 절대 담배 끊지마.!!!"
그 옆에서 외숙모는 나의 이런 말을 못마땅하게 생각했을것이다. 그러나 난 진심 이었다. 그 나이에 담배 끊고 우울하게 몇살 더 사느니, 담배피우면서 재미있게 몇 살 덜사는것이 현명한 것이다.
난 최근에 제 2의 인생을 시작하려 한다.
혼돈 스럽다.
담배를 다시 피워야 할지, 피우지 말아야 할지...
물론 담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다. 그리고 실제로 약 두달전에 누가 줘서 한대 펴 봤는데 속만 쓰리고 기분이 나빴었다.
그러나 난 다시, 내가 고등학교 졸업식을 몇 일 안 놔둔 시점의 그 시절의 겨울로 돌아가서, 친구와 낙산을 돌아 다니며 "수정" 이라는 담배와 "썬" 이라는 담배를, 지금은 대학로로 바뀌었지만 당시의 마로니에 공원을 거닐며, 하루에 한 두개피씩 피우며 즐거워 하던....
당시의 어린마음으로 돌아가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며, 그 어디엔가 있을 미래의 애인을 생각하고, 항상 앞으로만 나가려고 했던 그 신록의 계절, 바로 그런 인생을 스타트 해 보고도 싶다.
즉, 요즘 얘들이 표현하는 그 알흠다운 시절에도 담배는 나와 그 시절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제 뭔가를 새롭게 하려 한다. 난 어떻게 해야 하나?
오늘로 약 담배를 한대도 안피운지 10개월 정도가 지났다.
물론 나는 기분 나쁜 상태에서 끊은 것이기 때문에 지금도 조금도 피우고 싶은 생각이 없고, 끊을때도 별 고민없이 한순간에 끊어 버렸다.
담배만 보면 기분 나빴던 일이 떠오르도록 최면 비슷한 상태로 내 스스로를 유도해 갔기 때문이다.
담배에게는 개인적으로는 미안하지만, 아무튼 가장 치사한 방법으로 내 자신을 속여가며 끊었던 것이다.
한편, 주위에서는
정말 믿기지 않는다는 투의 말들과 실제로 담배를 계속해서 권했던 사람도 있었고, 그때마다 안피웠으나 중요한 사람(대출해주는 은행과장, 혹은 담배와 술을 남성의 상징으로 생각하며 사업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 - 이때 같이 안 피우면 "같이 일하기 어렵겠다" 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음 -..)이 "담배나 한대 피우시죠?" 라고 하면 서슴없이 받아서 피우곤 했다. 그러나 워낙 기분 나쁜 마음으로 담배를 끊었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고 나면 속이 쓰렸다. 대략 위산이 식도와 위의 경계선, 죽 명치 끝까지 치고 올라와서 맨 살을 부식시키는듯한 통증이 밀려 왔었다.
아무튼 난 남들이 담배를 권하는 그러한 행위 조차 나를 시험 하려는 유혹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난 이미 담배에 관해서 만큼은 이상하리만큼 빨리 일종의 不惑의 상태가 이미 되어버렸던 것이다.
난 불과 10개월 전만해도 매일 사무실에서 거의 담배 2갑 정도를 피워댔다. 그것도 흔히 얘기하는 뻐끔담배(입담배)가 아니라, 충분히 폐부까지 연기를 몰고가서 잠시 머무른뒤 강한 한숨과 함께 코와 입으로 빠져나오는 전형적인 풀무질 같은 흡연 이었다. 그리고 후속타로 마시는 커피 한모금...
2.
담배를 끊은 바로 그날 부터 3일간을 일어나지도 못했으며, 그 이후 15일간을 거의 폐인처럼 멍하니 지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산소의 공급량이 원활해져서 머리가 어지러울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무튼 신체적인 모든것이 말끔히 극복되었을때, 난 정말 "내가 진짜 담배를 끊기는 끊은건가?" 내 스스로도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거기에는 큰 함정이 있었다.
나는 담배를 끊기에는 담배를 피운 세월이 너무 길었다. 생각해보면 나의 일거수 일수족, 행동 하나하나가 담배와 결부되지 않은것이 없었다.
어딘가에 담배구멍이 나 있는 와이셔츠 부터 시작해서 슬픔과 기쁨이 교차됐던 내인생에서 항상 담배는 나와 같이 했었다는것에 적잖은 충격이 밀려 왔다.
난 담배 끊고 난 후, 카페를 가본적이 없다. 그리고 평소 3-4잔 마시던 커피도 거의 안마신다. 일단 담배가 없으면 커피를 마실 의미가 거의 90% 이상 반감된다. 그 결과 카페에 앉아서 좋은 사람과의 대화도 안하게 된다. 담배없이 카페에 앉아있는 자체가 고역이기 때문이다.
난 담배를 끊고 제대로 곰곰히 생각해 보거나, 글을 쓰거나, 창작을 위한 활동을 하거나, 악기 연습을 한적도 없다. 이러한 행위들을 할 때에는 항상 테이블에 재떨이가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담배를 끊고 난 후, 전심을 다해서 내 인생을 위해서 일 해 보지도 않았다. 예전 같으면 외국 돌아다니며 바이어들 만나서 상담하고 술마시고, 담배피우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담배물고 그 날의 일을 정리하고, 내일의 비상을 꿈꿔 왔었는데, 이제는 전혀 그런것을 큰 가치로 두지 않게 되었다.
게다가 길거리 걸어다니는것도 귀찮아 졌다. 예전에는 가을 낙엽길을 걸어다니며, 자판기 커피 뽑아서 담배한대 피우며 걸어다니는것이 큰 낭만 이었는데 이제는 담배를 안피우므로 인해서 그러한 행위 조차도 하기 싫어졌다.
이제는 술자리 외에는 사람 만나는것 조차 싫어 진다.
낮에 사람을 만나려면 카페나 사무실에서 인데, 담배와 차 혹은 커피 없이 성인 남자들이 모여서 히히덕 수다 떤다는게 왠지 재수 없게 까지 느껴진다. 그래서 낮에는 왠만하면 사람을 안 만나게 된다. 물론 술은 안 끊었으니까 밤에는 사람 만나서 술을 매개체로 해서 즐겁게 놀지만...
담배를 끊고 나서 소주에서 알콜냄새가 너무 나는것 같아서 한동안은 소주를 못 마신 적도 있었다. 그리고 음식도 너무셔서 먹지를 못했었다. 남들은 입맛이 돌아 온거라고 말을 한다.
난 전반적으로 마치 사이보그에 칩을 교환한것 처럼 완전히 변형된 새 사람으로 변해 버렸다.
담배를 끊고 나서 좋은 점이란 "단지 담배냄새가 몸과 입에서 안난다는것" 뿐이다.
3.
약 4개월 전에 성남의 외삼춘이 오셔서 "나도 담배 끊을까?" 라고 말하시길래, 나도 모르게 흥분하며 극구 말렸다. "아니 삼춘 지금 나이가 60이 넘어서 지금 담배 끊어서 뭐할려구?" "나 봐봐! 담배끊고 살이 8키로 찌고, 매일 그냥 멍하게 지내.." , "삼춘 절대 담배 끊지마.!!!"
그 옆에서 외숙모는 나의 이런 말을 못마땅하게 생각했을것이다. 그러나 난 진심 이었다. 그 나이에 담배 끊고 우울하게 몇살 더 사느니, 담배피우면서 재미있게 몇 살 덜사는것이 현명한 것이다.
난 최근에 제 2의 인생을 시작하려 한다.
혼돈 스럽다.
담배를 다시 피워야 할지, 피우지 말아야 할지...
물론 담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다. 그리고 실제로 약 두달전에 누가 줘서 한대 펴 봤는데 속만 쓰리고 기분이 나빴었다.
그러나 난 다시, 내가 고등학교 졸업식을 몇 일 안 놔둔 시점의 그 시절의 겨울로 돌아가서, 친구와 낙산을 돌아 다니며 "수정" 이라는 담배와 "썬" 이라는 담배를, 지금은 대학로로 바뀌었지만 당시의 마로니에 공원을 거닐며, 하루에 한 두개피씩 피우며 즐거워 하던....
당시의 어린마음으로 돌아가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며, 그 어디엔가 있을 미래의 애인을 생각하고, 항상 앞으로만 나가려고 했던 그 신록의 계절, 바로 그런 인생을 스타트 해 보고도 싶다.
즉, 요즘 얘들이 표현하는 그 알흠다운 시절에도 담배는 나와 그 시절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제 뭔가를 새롭게 하려 한다. 난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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