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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 Genre

친구에게-2

by 개인교수 2005. 1. 17.
너는 유난히 술만 먹으면 울 곤 했지. 뭐가 그리 서러웠었는지.

너무도 순진한 너를 데리고 동대문과 창경원을 누비며 걸었던 것은 추억 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머리속에 각인된 부조 같은 형태의 기억일 것인데, 너는 항상 나의 술취한 모습과 암울하고 전위적인 행동만을 기억하고 있구나.

언제나 뒷전에서 남을 배려해 주던 학창시절의 아름다운 모습은 사라지고, 이제는 잊혀져 갈만한 다른 친구들의 나빴던 행동만을 떠올리며 안주 삼아 씹고 있는 너의 모습에서 인생! 도데체 조같은 인생이란 뭔가?

세월! 도데체 누가 너의 아름답던 머리속을 돈과 일상으로 채워 넣었을까? 라는 깊은 회한이 든다.

아름답던 너희 서해 고향 바다와 설레임으로 등교하던 학교길, 그리고 친구들......, 오늘밤은 추억의 회상 이라기 보다도 너 자신의 카타르시스를 위해서라도 떠 올려 보길 바란다.

많은 친구들 사이에서도 특별한 기억들이 있는 친구들이 있지. 그리고 그러한 특별한 기억은 한 순간이 아닌 오랜 만남 속에서 이루어 진것이고, 또한 여러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가 아닌 둘 만의 만남을 통해서 생기는 것이지.

그리고 나는 여전히 그러한 기억들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는데, 물론 너도 그렇겠지?

또 다른 10년이 오면 그 때는 만날 수 있을까?

200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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