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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se days

황정민의 FM대행진

by 개인교수 2008.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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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즘은 좀 요령이 생겨서 거의 7시 가까이에 차 시동을 건다.
차가 낙성대를 지나 보라매 뒷길을 지날 때 쯤 아침마다 만나는 황정민의 FM대행진이 라디오에서 흘러 나온다.
아가씬지 아줌마 인지는 모르겠고,
유리같이 맑은 목소리는 아니지만 쩍쩍 달라붙는 끈적함이 있는 경쾌한 목소리가 내 귀를 사로 잡는다.

오늘 아침 도데체 누구인지 이미지를 찾아 봤더니, 워낙 TV에서 많이 봐왔던 사람 이었다.

2.
나도 그 시간에 출근하지만 그 곳으로 몰려드는 사연들의 대부분은 내가 들어봐도 참으로 애처롭다.
"어제 저녁서 부터 택시 운전을 쉬지 않고 하고 있다느니, 매주 수요일이면 새벽부터 지방에 내려가야 한다느니...."
이런 저런 애기를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에휴~~ 그 친구들 참 피곤하게 산다"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그리고 한편,,
'난 뭣때문에 이 지랄을 할까?' 라는 상념에 빠지기도 한다.

'내가 원래 목적이 있었나?' 아니면 '내가 지금 어디 가고 있는거지?' 라고 되묻게 되며 인생의 방향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사실 현재 출근하고 있는 회사는 분위기도 맘에 안들고, 군대식의 명령체계, 경영자의 사고방식등 맘에 안드는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단지, 해외에 영업에 전진기지가 많고 업무의 수준이 낮아서 그냥 별 탈없이 큰소리 치며 다닐 수 있을것 같아서 그냥 다니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말단 직원들 까지도 자유로운 해외출장을 하는것으로 보아, 그런 출장에는 이상하리만큼 관대하다. 이것은 분명 경영자의 모순적인 매출과 이익구조에 대한 사고방식에서 기인되었을 것이다.

아무튼, 아주 피곤 할때 쯤 한달에 한 두번은 해외출장으로 기분전환을 할 수 있을것 같아서 그냥 이 회사에 다니는 것이다.

3.
8시 20분쯤 국민체조 음악이 나오면 직원들은 자리의 쓰레기통을 비운다.
평소에 어떤 여직원이 와서 내 책상 청소해 주더니 오늘은 안온다.

그렇게 오늘 하루 또 흘러간다.

이곳의 직원들은
내가 볼땐 별 일도 아닌걸 가지고 마치 큰일을 하고 있는 양 하루종일 일과 씨름을 한다.
'짜식들... 나도 임마 니들 같은 시기를 겪었어....' 라는 생각과 그래도 뭔가를 한다고 낑낑대는 모습이 애처로워 보이기도 한다.

내가 사장이라면 이미 직원의 반은 짤랐을 것이다.
어짜피 내가 사장도 아닌데... 내가 악역을 할 필요는 없지만, 난 게으르고 찌질한 직원들은 딱 질색이다.
차라리 자기 업무를 4시간만에 깔끔하게 해 놓고 커피 마시면서 노는 직원이 낫지, 별일도 아닌걸 가지고 큰 소리로 전화하고, 여기저기 부서회의 다니는 그런 병신같은 직원들은 딱 질색이다.
상사 눈치보며 퇴근 못하고, 네이버등 포탈 싸이트 보다가 내가 지나가면 얼른 화면 내리는 그런 직원들은 정말 싫다.

차라리 연예기사 보다가 나 한테 "이사님! B양 포르노 2탄 보셨어요? 다운 받아 드릴까요?"
뭐 이렇게 말 할 수있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깔끔한 직원은 어디 없나?

그냥 당당히 보고 자기 업무만 똑바로 하면 된다.
휴게실에서 하루종일 커피마시면서 잡담해도, 자기일만 깔끔하게 다 해놓는 그런 스마트한 직원은 어디 없나?

내 책상엔 아침부터 이미 7개의 결재 서류가 쌓여있다.
다 읽어보고 줄까? 아니면 그냥 싸인할까? 고민중이다.

빨리 금요일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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