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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h to be there

茉莉花에 대한 추억 - 대만

by 개인교수 2007. 12. 17.
내가 처음 대만에 발을 디딘건 1988년 올림픽이 막 끝나던 시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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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연고도  이유도 없이 그저 한국에 살기 싫다는 이유로 무작정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공항을 나오는 순간 11월의 날씨 답지 않게 후덕지근한 열기가 얼굴을 감싼다.
숨이 턱 하고 막힌다.

그림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바나나나무가 대충 아무런곳에 생장하고 있고 반쯤 익은 바나나들이 송이채 달려있었다.
그 나무가 바나나 나무라는것도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기름 냄새 향신료 냄새와 더운 열기 때문에 숨을 헐떡거리며 식욕도 없던 어느날 저녁 동네 앞의 구멍가게에서 시원한 콜라를 한캔 사고, 그 옆 노점상에서 우리나라 돈 약 천원 정도 주고 바나나를 거의 한 다발을 산 기억이 난다.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는 손바닥 만한 바나나 한개(한다발이 아님)에 1500원 정도 하던 시절 이었으니, 기븐 마음에 그걸로 배 채우길 수 십 차레나 했다.

2개월 만에 끝나는 비자 연장을 위해서 현지의 중국어 학원을 다녔는데, 당시에는 중국어를 배울 필요성을 전혀 못 느꼈기 때문에 그냥 출석체크만 일주일에 3-4번 가서 하는 정도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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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중국어 초급반 여선생이 양명산 자락의 자기집에 초대했고, 그때 다른 외국인 친구들과 같이 맥주를 마시며 배운 노래가 바로 茉莉花라는 노래이다.

겨울에는 여럿이 모여서 폭죽놀이도 하고, 中山北路의 생맥주집에 모여서 밤새 술 마시기도 하고, 각자의 꿈과 미래를 얘기했던 시절이 새삼 그립다.
그리고 그 시절의 노래 茉莉花 도 새삼 생각난다.

그 여선생은 중국어를 가르치는 일환으로 우리에게 그 노래를 가르쳐 줬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하나의 애잔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으리라고는 그 여선생도 생각치 못했으리라.

好一duo美麗的茉莉花~~~ 뭐 이런식으로 시작하는 노래였다. 한국말로 하면 한송이 아름다운 말리화(자스민)~~ 라는 내용의 가사이다.

茉莉花는 대만이나 중국의 民歌(민요)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아리랑 같은 민요가 아니라 "갑순이와 갑돌이", "타박네" 라는 노래 같은 민간전래 민요이다. 그래서 별 거부감 없이 MT 같은데 가면 젊은층들도 많이 부른다.

지금도 우연히 어디선가 쟈스민 이라든지 茉莉라는 말이 나오면 그때 생각이 간절하다.

중국에서 부르는건 대략 북한의 노래발성법과 비슷한 선동적인 목소리의 공산주의 색채가 강하며, 대만에서 부르는 말리화(Mo li Hua)는 현대적으로 발전되어 좀더 쉽게 다가갈수있다.

아래의 유튜브 동영상은......,
합창곡으로 만든 말리화(Molihua) : 맨앞에 어떤 여자애가 독창하는것 빼고는 전체적으로 화음이 상당히 거지같다. 편곡을 저 정도밖에 못하나? 수준 정말 낮다. 공산당 당가를 합창하는것도 아니고, 마치 노래의 말미에는 반드시 클라이막스가 있어야 하고 그 클라이막스에서는 반드시 웅장하게 소리를 질러야 한다는 사회주의적 강박관념을 가지고 편곡한것이 분명하다.
역시  China Mainland 의 짱깨들은 사회주의 전체주의의 습성을 버리지 못하나보다.

여담으로...
북한과 중국은 노래를 부를 때 아주 어색하게도 예쁜 표정을 잘 짓는다. 그리고 목소리도 복식이며, 발음도 아주 예쁘게 하고 노래하는 표정도 꾀꼬리 같다.
그러나 가식적이라서 싫다.
우리나라 초등학생 계집애들이 동요 부를때 하는 전형적인 동작 -- 양손을 마주잡고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고개는 박자에 맞춰 왼쪽 오른쪽을 번갈아 보는 동작 -- 도 정말 보기 싫은데 하물며 눈의 초점 까지도 연습으로 맞춰서 대중앞에 나서는 중국과 북한의 공연은 그야말로 소름끼치게 재수없지 아니한가?

중국 무한(Wuhan)의 어느 합창단의 공연



중국(China Mainland)에서 부르는 모리화와 그에 맞춰 춤추는 모습...
대만에서는 절대 이렇게 소름끼치게 안부른다. 우리나라의 "타박타박 타박네야~~" 같이 이런 풍으로 그냥 기교없이 부른다. 아니면 어릴때 부르던 뜸북새(오빠생각)처럼 대충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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