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치민 공항이건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이건 일단 비행기가 도착하면 사회주의 국가답게 공안원들의 무뚝뚝하고 불친절함 과의 첫 대면이 시작된다.
그리고 입국수속을 마치고 공항을 빠져 나올 때 까지도 정신이 없어서 깨 닳지 못한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호텔로 와서 짐을 대충 풀고 거리로 나가 야지만 비로소 알 수 있는 게 있는데, 바로 베트남 여자들의 웃음이다.
정말 약간 과장해서 오해 한다면 길거리의 여자들이 전부 나에게 꼬리치는 것처럼 착각하게 될 정도로 항상 웃음 띤 얼굴로 나를 대한다.
길거리에 흰색 아오자이를 입고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여학생도 나와 눈이 마주치면 바로 빵끗하면서 수줍게 웃고 지나간다.
그래서 한때 나는 한국에 와서 친구들에게 말하기를 "베트남 여자들? 내가 손만 내밀어도 다 달려와!" 라고 농담을 했던 적도 있다.
한때 너무 선정적이라 하여 여학생들에게 흰 아오자이를 못 입게 한적도 있었다. 아오자이는 거의 치폰 이나 도비계열의 얇은 원단으로 만드는데 속에 입은 땡땡이 무늬 팬티 까지도 다 비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통을 살리자는 의미로 슬그머니 다시 입게 되었다고 한다. 한가지 웃긴 것은 어떤 여학생이 생리 중 이라는 게 금방 티가 난다. 학교에 아오자이 교복을 안 입고 체육복 같은 것을 입고오면 그 여학생은 100% 생리 중 이라는 것이다.
또 한가지 베트남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건 가라오케 이다. 가라오케는 우리나라의 룸 싸롱 혹은 단란주점 하고 비슷한데 그리 퇴폐적이지만은 않다.
난 심심하면 가라오케를 간다. 베트남의 대형 가라오케는 아가씨만 해도 4백 명이 넘는 곳도 있다. 일단 손님이 들어가서 앉으면 마담이 들어오고 그 뒤를 따라 아가씨들이 약 10명 정도 들어 온다. 그러면 성급한 초보자들은 바로 아가씨는 선택한다.
그러나 베테랑들은 다음 줄을 기다린다. 그래서 약 50명 정도가 지나간 다음 마담에서 “아까 3번째 들어온 줄에서 왼쪽에서 두 번째 아가씨 불러줘” 뭐 이런 식으로 초이스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 조차 초보들이다. 정말 우리 같은 베테랑들은 그런 호화 대형 가라오케는 아에 가질 않는다. 그냥 하노이 뒷골목에 조심스럽게 조명을 내고 있는 로컬 가라오케를 주로 간다. 이런 곳에서는 아무리 먹어봐야 하룻밤에 3-5만원 밖에 안 나오고 내 집같이 편안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접은 왕처럼 받으면서…
이런 곳의 아가씨들은 늘씬하거나 그렇지는 않지만 간혹 흙 속에서 진주를 발견 할 수도 있고 나름대로 순수한 것 같아서 좋다.
보통 흔히 bar 같은 데서 마시는 하이네켄 맥주 작은 병이 약 1천원 정도 밖에 안 한다. 그래서 한 박스씩 시켜놓고 마신다. 나는 양주를 안 좋아해서 시키지 않지만 사실 이런 곳에는 양주 조차 없다. 안주로는 주로 과일을 시키는데 열대과일이 아주 큰 쟁반으로 푸짐하게 나온다. 근데 그 과일도 그 곳에서 파는 게 아니고 우리가 과일 먹고 싶다고 하면 바로 밖에 나가서 사가지고 한번 씻어서 그대로 주는 것이다. 물론 돈은 우리한테서 가져간다. 단 한 푼의 마진도 안 붙이고 그냥 사서 주는 것이다. 한국 돈 2천원만 줘도 과일을 엄청 많이 사온다.
내가 한번은 “왜 과일을 여기서 안 팔고 밖에서 사다 주냐?” 라고 물어보지 주인의 말은 “그거 얼마 한다고 파냐?” 뭐 이런 식이다.
아가씨들 두 세 명이 수줍게 들어 오면, 대충 가릴 것도 없이 아무나 앉으라고 한다. 이런 곳에서 골라봐야 전부 비수무리 하다. 그래도 너무 심하다 싶으면 반려한다. 그러면 바로 다른 아가씨들이 들어오는데 별 불만은 없는 것 같다.
아가씨의 팁은 한국 돈으로 대략 8천원 정도인데 외모나 싸가지가 우리나라의 5만원 하는 아가씨들 보다 훨씬 낫다.
그리고 절대 손님의 과일이나 술에는 손 대지 않는다. 우리가 굳이 먹으라고 해야 그때서야 먹고 자기들은 따로 음료수 시켜 먹는 정도이다.
한가지 웃긴 사실은 이 아가씨들이 퇴근할 때쯤이면 문밖에 아빠나 오빠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집으로 간다. 정말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못 믿겨서 넌지시 물어보면 진짜로 친 오빠 친 아빠다.
더 웃긴 사실은 그 아가씨들이 가끔 야식 먹으러 가자고 제의 한다. 그러면 근처의 새벽까지 하는 Pho (쌀국수) 집에 간다. 말이 쌀국수 집이지 그냥 길거리에 있으며 조그만 의자에 히프 붙이고 쭈그려 앉아 먹는 곳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파는 것 같은데 현지에서 먹으면 대략 한 그릇에 한국 돈 450원 정도이다. Pho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Pho ga(닭고기 국수), Pho bo(소고기 국수)이다. 베트남 특유의 향채들과 식초 그리고 새끼 손가락 만한 고추 한 숟가락 넣어서 아주 맵게 먹으면 속이 확 풀린다.
그런데 이런 자리에 갈 때면 오빠라는 사람들은 다른 곳에서 기다린다. 나는 몇 번이고 친 오빠냐고 확인 하면 그렇단다.
마치 “금순아 xx 팔아 제대시켜라” 뭐 이런 군바리 노래 가사 속의 풍경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어떻게 자기 동생이고 딸들이 웃음과 술 파는 곳에 다니는데 아무런 거리낌 없이 업소까지 바래다 주고 데리러 갈 수 있는지 정말 신기할 정도다.
그저 내가 특수한 경우를 본거겠지 라고 말 하기에는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대부분의 아가씨의 부모나 오빠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그렇게 해도 그것을 아무도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는 점이 신기할 따름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아가씨들은 정말 착하다. 아니 너무 순진해서 자기가 그런 곳에서 일하고 있는 것 조차 별로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요즘 섹스관광 어쩌고 하는데 나 같이 그 곳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은 공안국의 경계대상 1호 이기 때문에 함부로 행동 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나의 일거수 일수족을 매일 감시하기 때문이다. 내가 묵고 있는 호텔에서 몇 시에 들어왔다 나간 것까지 체크하는 모양이다.
게다가 베트남은 공식적으로 매춘이 금지 되어있기 때문에 외국인 남자하고 현지의 여자가 호텔에 못 들어 간다.
호텔 로비에서 감시원들이 있어서 절대 못 들어 간다. 물론 관광객들은 대충 어떻게 해서 베트남 여자를 호텔로 불러들일 수는 있겠지만 그건 전적으로 그 여자가 호텔 관계자에게 짜웅을 하든지 그런 식으로 해서 여자 스스로 들어 오는 것이지 공식적으로 팔짱 끼고 호텔방 까지 절대 들어 갈 수는 없다.
단, 고급 호텔이 아닌 경우에는 감시원이 없기 때문에 가능하다. 하긴 사람 사는 세상인데 하고자 하면 뭔들 못 하겠냐 만…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 임에도 불구하고 남녀관계 라든지 성 적으로 개방되어 있는 것 같다. 일반 공원이나 호수가에 가면 오토바이 위에서 포옹을 하고 키스를 하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다. 그 작은 100cc급 오토바이(우리나라 짜장면 배달용) 위에 남녀가 둘이 마주보면서 올라타고 있는 것 자체가 거의 신공에 가까울 터인데 게다가 그 위에서 별 지꺼리들을 다한다.
성기만 결합하지 않았지 정신적으로는 이미 몇 번 사정 했을법하게 진하게 논다. 그것도 그 좁은 오토바이 위에서….
공원에서 오토바이 위에 올라가 있는 커플을 보기란 어려운 게 아니다. 아니 대부분이 그렇게 고목나무에 매미 붙어 있듯이 오토바이 위에 올라가 있다. 아마 그게 유행인건지도 모르겠다.
하노이의 서호의 한 기슭에는 아주 어두운 카페들이 많다. 아주 커다란 나무가 너무 울창해서 달빛조차 안 비친다. 종업원들은 랜턴을 들고 다니는데 커피 같은 것을 가져다 주고는 다시는 그 자리로 오지 않는다. 노천 카페인데 옆 자리와의 거리가 꽤 되어서 둘이 완전히 벗고 뭔가를 한다 해도 알 길이 없다.
다만 그 소리가 그들의 행위를 짐작하게 해 줄 뿐이다. 내 생각에는 하노이의 젊은 연인들은 여관에 갈 비용도 만만치 않을 뿐더러 아예 여관에는 공식적으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그러한 곳을 찾나 보다.
물론 그것도 일부분의 그나마 놀러 다닐 여유가 있는 대 도시의 잘사는 남녀의 경우이다.
베트남 여자들은 상당히 수줍어하면서도 할 건 다 하면서 산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성적으로 개방됨이 순수하지 않은 것이라 할 수 는 없겠지만, 낮에는 회사 다니고 밤에는 가라오케에서 일 한다든지 그런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스스로에게 관대한 것 같다.
우리나라 여성들 같으면 마치 커다란 비밀이고 자신만의 고민 같은 것으로 받아 들이는 사람이 더 많을 텐데, 그쪽은 아르바이트 하나 더 한다는 식으로 아주 단순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가라오케에서 근무 한다는 것이 단순하게 노래나 부르며 손님을 서비스 하는 게 아닐진대…
그들이 이중적인 것일까? 아니면 내 생각이 오염되어서 그들을 이상하게 보는 것 일까?
‘아마 내 스스로 아직 세계화가 덜 돼서 그런 것 일 거야’.. 라며 그들을 이해 하려고 노력 했다.
모든 사물에는 밝은 면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다. 그들 스스로가 그것을 어두운 면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옆에서 보는 제 3자가 굳이 평가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그들의 삶이고 내 삶의 내 스스로 못 보는 어두운 면을 그들은 봤을 수도 있다.
한가지 단순하지만 분명한 것은 베트남에 가면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소녀들이나 가라오케에 근무하는 아가씨들이나 모두들 수줍어하고 사람을 어려워 한다는 점이 사람을 유쾌하게 만든다.
항상 밝게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Xin Chao Anh …
그들의 웃음 뒤에 어두운 면이 있건 말건 그런 건 관계없다. 항상 남에게 친절한 웃음을 보여주는 그 들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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