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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 Memories

하니브로 김유일

by 개인교수 2013. 10. 18.

하니브로 유일이 형


이제는 미국으로 건너가고 없지만 한 때 많은 청춘의 시간들을 같이 한 형이다.


나와는 4학번이나 차이 나는데도 나는 희한하게 그 중간 학번들 보다는 4살이나 차이나는 학번의 형들하고 친했던것 같다. 유일이형을 비롯해서 백원기, 오해옥 형등등..


내 바로 위의 학번에서는 둘이서 3박4일 여행을 갔을 정도로 친했던 가장 친했던 송규호 형이 최근 머나먼 레테의 강을 건넜는데, 그렇게 종로 한번 나가서 만나 본다 만나 본다 맘만 굴뚝 같이 정해 놓고, 심지어는 불과 6개월전에 그 형 동생한테 이메일 주소를 알아내서 서로 이메일 까지 주고 받았는데( 그 형 동생이 송현호, 내 고등학교 동창 이지만 ㅠㅠ) ... 그렇게 가 버리다니 그 충격은 정말 말로 감당하기 힘들 지경이다. 그의 죽음 조차 알지 못했던 무심함에 참으로 인생무상이 느껴진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내 인생의 순간 순간 중요했던 사람들을 외면하고 살았는지???


1.

유일이 형은 내가 학교 졸업하고 직장 생활중 외국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서도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만남을 했던 선배 중 김성호형 외에 가장 최근까지 연락을 취하고 있는 형이다. 

좀더 자세히 회고해 보자면 외국 나갔다가 돌아온 후로 만났던 선배는 김유일, 백원기, 김성호, 송규호 그리고 나중에 어찌어찌 일 때문에 만난 혜경이 누나가 전부였다.


1차 소주로 둘이 거나하게 취한 상태에서 "도라지꽃"을 이중창으로 흥얼거리며 2차로 향하던 어느 가을날, 문득 미국으로 가야할 것 같다는 심각한 말을 들었다.


도라지꽃 풀초롱꽃 홀로 폈네
솔바람도 잠자는 산골짜기
옛부터 흘러운 흰물 한줄기
한밤중엔 초록별 내려 몸씻는 소리~~♡


그리고 얼마 되지않아 여차저차 해서 미국으로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공허함... 상실감...


미국 간 초창기에는 뻔질나게 국제 전화로 전화통에 대고 미친놈들 처럼 노래를 해 댔는데 그것도 서로의 바쁨으로 시들해져 이제는 아에 연락도 끊겼다. 


약 5년전에 한국에 다섯 식구들 데리고 왔을 때 다 같이 비좁은 우리집에서 끼여 잤던 그 일이 새삼 그리울 정도로 무심하게 그렇게 또 5년이 흘러갔다. 세월 참 빨리 흐른다.


2.

내가 유일이 형을 추억하는 것은 술과 노래와 화음...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음으로 통하는 그 무엇인가 였다. 


그 형은 학번이 당시 가까운 후배들 사이에서 아주 독선적인 사람으로 평가 됐다. (이것은 과거 당시이고 그 이후에는 많은 후배들이 따랐음 ^^;;)

음악성이 뛰어나고 가창력 또한 풍부하여 합창 써클에서는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경지여서 그 누구도 그 앞에서 가타부타를 하지 못했었다. 그리고는 뒷전에서는 아주 나쁜 평가를 해 댔다. 



유일이형과의 추억은 학창시절의 하니브로에 있지 않았다. 

그 형과는 같이 숭실고등학교 남성중창곡의 공유 했으며, 써클에서는 시도 안했던 많은 남성중창곡들을 시도때도 없이 불렀다. 


3. 

이수 사거리의 어느 룸싸롱에 들어가서 여직원들 소프라노 알토 시키고 테너 베이스로 화음 맞춰가며 놀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그런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 조차 사라져간지 오래인 지금, 난 유일이 형을 그리워한다.

지금이라도 당장 미국으로 달려가 하룻밤 같이 술 한잔 하고 돌아오고 싶을 정도이다.

우리가 즐겨 부르던 Negro Spiritual Oh Freedom을 우연히 U-tube에서 보고 더욱 더 형이 보고 싶어진다.



규호형이 간 뒤로 지금까지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급격히 센치해지고, 옛날 그 시절의 사람들이 보고 싶어 진다.

다음주에는 성호형 연락해서 술 한잔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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