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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se days

임플란트 시술 과 음주

by 개인교수 2012. 8. 24.

1.

몸의 기관들이 하나 둘 씩 점점 망가져 가는구나.. 평생 충치 하나 없이 지내던 내가 잇몸이 부실하여 몇 년을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어제 임플란트 시술을 했다. 

이빨 번호 24,25,26번...


마취액을 잇몸에 투여하니 잇몸서 부터 빰까지 얼얼하다. 

여의사는 고목나무 뿌리 채 뽑아내듯 과감히 니빠 같은걸로 이빨을 잡아뺀다. 마취를 해서 아프지는 않지만 나무를 뿌리채 뽑으면 흙까지 딸려나오는 그런 기분이 든다. 살이 강제로 찟겨져 나가는 것이다. 그런 감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양손은 긴장감으로 힘이 들어간다. 아프지는 않아도 살이 찢어지는 소리와 느낌은 고스란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는 아프지 않으니까 긴장하지 말라고 하는데, 이건 아퍼서의 긴장이 아니다..


잇몸에 염증이 있고, 옆의 치아도 치석이 있다면서 계속 이빨을 갉아낸다. 상당히 힘을줘서 갉아낸다. 갉아내면서 가끔씩 마취 안된 내 입술을 강하게 때리고 지나가는 것으로 보아, 그 여의사는 거의 노가다 급 노동을 하고 있는 듯 했다. 


드디어 드릴로 잇몸속의 뼈를 뚫는다. "드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 전체가 울린다. 

그야말로 아프지는 않지만 심리적인 공포 그 자체이다.. 드릴짓이 잘못 됐는지 아니면 파다 말았는지 아주 오랫동안 구멍을 뚫는다. 이빨 세개니까 그 과정을 세번 반복한다.

의사는 시술하기전 자기 옆에 기구들을 안 갖다 놓는지, 뭐 하나 할 때마다 누구를 시켜 가져오라고 한다. 마치 내 귀에는 "아그야...오함마 가져와라 손모가지를 뽀개 볼랑게.." 뭐 이런 공포로 다가 온다. 

그리고 뚤려진 구멍에 임플란트를 박을 때에도 계속해서 임플란트의 싸이즈를 얘기하며 한개 한개씩 끊임 없이 누군가에게 가져오라고 시킨다. 


임플란트가 밖히는 과정의 긴장감은 최고조 이다. "쌕~" 하는 소리를 내며 살을 비집고 뼈속으로 박힌다. 그 과정에서 마취가 조금 풀렸는지 통증을 느껴와 몸을 울찔 거렸다. 의사는 눈치를 챘는지... "마취 좀 더 할게요" 하며 주사바늘을 잇몸에 꽂은 듯 하다. 감각이 없으니 주사바늘이 들어왔는지 칼로 살점을 도려냈는지는 모를 일이다.


이제 다 됐다고 말 하며 이미 밖힌 임플란트위에 뭔가를 돌린다. 나사 혹은 덮개 같은것을 박는 것 같았다.


이 전 과정이 약 한시간 정도 걸렸는데 한 시간 입을 벌리고 코로 숨쉬고 있어야 한다. 옆에서 보조 간호사는 에어로 입안의 침, 피, 뼈조각, 불순물들의 빨아 들인다.

가끔가다 지루해 진 보조요원이 다른데를 보는 지 입천장이나 입슬 안쪽에 Sucker의 끝을 대서 마치 진공청소기에 주둥이를 댄 것처럼 빨려 들어간다. 부항을 뜨는것 처럼 살이 빨려들어갔다가 "픽" 소리를 내며 원상복구 된다. 따끔따끔 하다.. 이건 입 벌린 상태에서 말도 못 하겠고...

정작 이빨을 빼고 박고, 자르고 하는 데는 안프지 않았다. 다만 의사가 핀셋으로 내 입술을 여러번 찝었다. 

내가 아퍼서 몸을 움찔하면 계속해서 "안아픕니다.. 긴장해서 그런겁니다" 라고 말을 한다.

속으로는 "아니 그게 아니고 시술하는 부위가 아프다는 얘기가 아니고...... 참.. 내.... 당신이 지금 엉뚱하게 핀셋으로 내 입술을 찝었잖아!!" 라고 몇 번을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의사는 계속해서 치아를 공략하느라 내 입술이 찝히는지를 모르는지 내가 아프다고 표시를 해도 "이 양반 참.. 마취까지 했는데 되게 엄살떠네..." 라고 생각을 하는지 "안아파요.. 걱정 마세요" 라고 말을 한다.

참다 못해서 손으로 핀셋을 잡았다. 그리고 입술을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그제서야.. "아.. 입술에 닿았나요?" 라고 말한다.. "닿은게 아니고 찝힌거야... 흑흑..." 말도 못하고 미쳐 버리는 줄 알았다.


아구를 너무 벌려서 입이 안 다물어진다. 왼쪽 볼은 퉁퉁부어서 감감이 없다. 시술비를 냈더니 죽을 준다...



2.

다른건 고사하고 앞으로 한 달 동안 술 먹지 말라고 하는데... 뭐 하고 지내지?

다행이 담배는 이미 8년전에 끊어서 안피는 관계로 그 금욕의 고통은 감소하겠지만, 그래도 거의 매일 술을 먹던 사람이 한순간 안 마시면 그 또한 정신 건강에 안 좋은 건데...

다른 건 두렵지 않다.

단지 에전에 담배 끊었을 때 처럼 이번에도 약 한 달 간 술을 안 마시면 이거 아에 술을 안 먹게 되는 건 아닌지? 지난번 담배 때도 정신적인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안피니까 냄새도 맡기 싫던데... 술도 그렇게 되는거 아닌가 혹시?

그렇다면 정말 낭패인데...


"이것은 끊는게 아니고 치료를 위해 잠시 안마시는거다"

"이건 끊는게 아니고 잠시 쉬는거다..."라고 지속적으로 최면이라도 걸어야겠다.



2005/08/11 - [Definition] - 담배와 내 인생의 상관관계


2004/12/17 - [Definition] - 너희들은 담배 계속 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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