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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Memories

懷念錄 (내 다섯살의 어느 눈 오던날)

by 개인교수 2007. 12. 7.


이런 사진을 보고도 눈물이 나는 건 왜일까?



갑작스런 추위에 허겁지겁 동면으로 들어가 단잠을 잔다.
단잠 동안의 아름다운 꿈에는 언제나 어린시절이 풍경처럼 펼처져있고,
양 볼이 발그레 한채 곱은 두 손을 호호불며 콧물을 훌쩍 거리던 다섯살의 어린아이가 눈길을 헤메고 있다.

눈이오면 양놈에게 안 잡히려고 산으로 달음질쳐 올라
지난 가을 다람쥐가 숨긴 밤톨을 찾으며 하루종일 손꽁꽁 발꽁꽁 하고 있을 그 코흘리개 아이가 그립다.

내 다섯살의 언어는 자살, 신아원, 양놈, 옥수수떡, 수박화채, 깡패삼촌, 당원, 캬라멜, 뒷산, 야음, 도망, 벽장, 입양.... 이런 어눌한 언어로 차 있었다.

지금 내 아들이 좋아하는 붉은색 트럭은 전에 나를 유혹하던 양놈들의 미끼였다.
나는 엄마를 놔두고 가기는 싫었지만 그 붉은 장난감 트럭을 포기하기란 더더욱 싫었었다.
왜 내 아이는 나 와는 다른 세계에 살면서 같은색의 트럭을 좋아할까?

난 잠자는 아들의 얼굴을 볼때마다 눈물이 난다.
아니..... 그냥 줄줄 흘린다.
무엇이 나를 이토록 애틋하게 만드는 것일까?

다섯살....
내 인생은 다섯살때 이미 뒤틀렸다.
그래서 나는 내 다섯살짜리 아들을 보면 그냥 눈물이 줄줄 흐른다.
적어도 이 아이가 8살은 돼야 그 눈물이 멈출것 같다.


내 나이 다섯살 저런 곳에서 방황 했다니... 당시의 천안 삼거리가 아마 저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우울하다
마냥 하늘로 올라갈듯 하루하루를 행복한 미소만 짓고 있는 다섯살짜리내 아이의 웃음을 시샘하는것일까?
얼굴은 나와 완벽한 닮은꼴인데 왜 저 아이는 저토록 행복해 해야하며, 또 다른 아이는 이 추운 새벽 눈길을 헤매는 것인가?

나는 잠자는 아이의 얼굴에서 나를 발견한다.
아이의 얼굴과 행동을 보면 마치 어린시절의 내 사진을 보고 있는것만 같아 갑작스럽게 가슴이 아파온다.

저렇게 착한 아이에게 그 토록 아픈 상처를 주다니......,

나는 잠자는 아이를 끌어안고 통곡을 한다.
나는 지금 다섯살 짜리 어린 나에게 어른들을 대신해서 용서를 구하고 있는 중이다.
오늘 처럼 눈오는 추운 새벽에 하루종일 어른들의 눈치를 보며 벽장으로 산으로 도망쳐 다니며 언제 올지 모를 엄마만을 애타게 기다리던 그 불쌍한 영혼을 위로하는 중이다.
눈물은 가슴을 타고 흘러내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슴의 쥐어짜나보다.
내 가슴도 터질것만 같다.

오늘처럼 눈오는 밤이면,
그 시절 다섯살의 불행했던 아이가 더더욱 생각나서 눈물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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