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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 Genre

문 밖의 그를 만나고 싶다

by 개인교수 2014. 2. 4.
 

불안한 마음을 품고 새벽녘에 문득문득 잠이 깨면
혹시 이미 날이샌게 아닌가 하며 자꾸 창밖을 보게된다.
창밖은 아직 어둡고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한 채 이리저리 뒤척이며 짧은 꿈을 쫒아 밤새 방황한다.

갑자기 불쑥 일어나 거실로 나와 휑한 쇼파만 바라본다.
냉장고의 날카로운 불빛이 섬뜩하다.
DVD 플레이어의 스위치 버튼이 선명하게 반짝이고
시계 소리는 점점 크게 나의 귓속을 압도한다.

거실문을 열고 현관문을 열면 살을 에이는듯한 새벽의 추위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가 문 앞에 서서 떨고 있지만
선뜻 문 열 용기가 나지 않는다.
문 밖의 그가 들어 온다면 나는 더이상 꿈을 꾸지 않아도 된다.

난 여전히 문을 닫은 채 문 밖의 꿈을 꾼다.
그리곤 꿈속에서 그를 그리워 한다.

이웃집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가 선명하다.
혹시 누가 있는 듯 하여 옆 방문을 활짝 열어본다.
겁먹은 표정으로 건너방 문도 활짝 열어 제친다.
그저 간이 침대에 놓여있는 토토로 인형만이 입을 헤벌리고 있다.

방에 들어와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을 청한다.
다시금 나의 상상이 꿈으로 변해가는 희열을 맛보려 노력 중이다.

창문 밖으로 무언가가 휙 지나간다.
내가 지금 눈을 뜨고 있는것인지 감고 있는것인지
현실인지 꿈인지 구분할 수가 없다.
밖이 어두운지 밝은지도 알 수가 없다.
나는 그저 이 이불 안에서 뛰는 가슴을 진정 시킬 수가 없다.

그가 떠날까봐 너무 불안해서 숨 조차 쉴 수 없다.

지금 나가고 싶은데
지금 나가야만 그를 감싸줄 수 있을텐데
지금 내가 문을 열어야만 그가 들어올 수 있을텐데
날이 새면 서로는 영원히 못 만나겠지?

이불속에서 흐느낀다.
난 꿈을 꾸면서 눈물을 흘린다.
꿈속에선 이미 이별을 했나보다.
그는 아직도 추운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텐데...,

꿈과 상상이 지배하는 밤
나는 이미 그들의 노예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요행이 문이 열려 있어서 그 스스로 들어와 주길 바랄 뿐이다.
내가 원하는것을 할 수 없는 현실,
그리고 그 현실을 조종하는 꿈이 있는 한
나는 영원한 무기력자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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