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cellaneous Genre119 우리 동네 턱 긴애 - 2 어젠 9시30분쯤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동네 맥주집으로 갔다. 원래는 자주가던 곳 이었는데 주인이 바뀌고 새롭게 단장을 그런지 그 이후로는 한번도 간적이 없던 곳 이었다. 문을 들어서는 순간 왼쪽 모퉁이 창가쪽에 우리동네 턱긴애가 혼자 좌정하여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이 보였고 내가 만나기로 한 사람들은 반대편 쪽에서 잡담을 하고 있었다. 나는 턱긴애에게 반가움을 표시하고 내 일행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그.. 저 놈도 정말 심심한 가보다' 라고 생각하며 오래간만에 일본에서온 반가운 얼굴과 최근 부쩍 가까워진 동생과의 대화를 시작 하였다. 비어축제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사라칸스(? 새로운 맥주집 이름)의 시대가 시작되었는데 여전히 턱긴애는 망령처럼 그 자리를 떠날 줄 모르고 새로운 주.. 2007. 4. 19. 사람을 평하는 잣대 세느강은 바로 우리집 앞에 있다. 그래서 거의 매일 강변을 걷곤 한다. 어느날 인가 강변을 걷고 있는데 한국말 소리가 들렸다. 아주 세련된 한국여자애 둘이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옆에는 스케치북과 원단 스와치를 끼고 있는 걸로 보아 패션을 공부하는 여자애들인것 같았다. "디자인 공부 하시나봐요?" "네...." 나는 이 세련된 여자애들에게 물어봤다 "한국 어디서 오셨어요?" "전남 고흥이요~~" 파리, 세느강, 패션디자인, 전남 고흥, 참 절묘한 부조화 이다...ㅡ.ㅡ;; 1. 이 위의 이야기를 동네 작가형에게 이야기 해 주었다. 아주 배꼽을 잡고 웃는다. 압구정동이나 대치동에 산다는 말을 내심 기대했다가 촌 구석인 전남 고흥이라는 지명이 아가씨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순간 긴장의 고조가 허물어 지면서 웃게.. 2007. 3. 19. 진리와 性 그리고 가식 1. 본능! 우리는 어느 정도 까지 본능에 충실해야 하고 어느 정도 까지 본능과는 위배된 가식적인 행동을 해야 할까? 이전에 철학을 한다는 사람들이 건방지게 진리를 규명해 놓고, 진리에 법칙을 만들어서 우리를 얽매이게 하였고, 진리라는 허울에 감싸인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상상 조차도 그 진리의 잣대에 비추어 보고 자 잘못을 가리며 괴로워 한다. 상상은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는것이 아닌데 왜? 상상하는것 만으로 우리는 죄 의식을 느껴야 할까? 자위하는건 자연스러운 현상 인데도 마치 마약에 중독된 청소년 취급을 하여 지속적으로 자위에 대한 죄의식을 심어주던 청소년기의 학교 선생들 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진리와 진실 또한 우리를 영원히 구속시키고 있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멋있는.. 2007. 3. 15. 본의 아니게 내 마음을 고백하다. 1. 내가 갑순여사 술집에 들어선 것은 거의 10시가 다 된 시간 이었다. 올해 50이 된 형규라는 사람과 형규라는 사람 보다는 훨씬 나이 들어 보이지만 아우라는 어떤 술 취한 사람, 그리고 갑순여사 남편 그렇게 넷이 도란도란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갑순여사는 올해 60이 갓 넘은 할머니 스타일 인데도 여전히 내 앞에서는 '아직도 나한테 여관 가자는 사람 쎄고 쎘어!' 라고 위세를 부린다. 하긴 내가 그이상의 나이가 아직 안돼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내 나이 한 70정도 되면 한번쯤 60정도 된 여자와 그럴 생각을 해 볼 법도 하다고 느껴진다. '그래.. 그럴 수도 있겠어..' 내 나이 20때 30넘은 여자와 자 볼 생각은 꿈에도 안했고, 내 나이 30때에도 역시 40넘은 여자는 쳐다도 안봤는데, 요즘들어.. 2007. 3. 15. 바람이 너무 불던 어젯밤의 감상 1. 총신대 뒤의 산 동네 반 지하 단칸방에 들어서는 순간 홀아비 특유의 퀘퀘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일본에서 오부리방 키보드 연주자로 25년 있었다는 어떤 연주자의 방은 3평도 채 안돼 보였다. 문을 열면 야마하 이중 건반악기가 눈에 확 들어왔다. 싯가로 백십팔만엔이니 한국 돈 천 만원 정도 하는 것이었다. 그 옆에는 롤랜드 간이 키보드가 있었고 책상엔 컴퓨터, 그 오른쪽으로는 마이크 믹싱기계 같은 게 놓여있다. 한결같이 부속은 니코틴과 끈적끈적한 타르에 찌들어 전기코드를 꽂는 순간 바로 누전 될 것만 같다. 일본에서의 생활을 이야기 하다가 한국에서의 연주자 생활시의 팜프렛을 보여준다. 악기 파는일을 하고 있고 할 거면서도 극구 본인은 악기판매에는 관심이 없는 순수예술인으로 받아들여지기를 갈구한다. 인.. 2007. 2. 15. 기분 더러운 나날들 뭔가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것 만큼 기분 더러운 일도 없다. 결정을 내린다는것은 다른 한쪽의 기대감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고약한 행위이다. 두 가지의 길이 있어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다른 한쪽 길을 포기 하는것이고, 여러가지의 변수중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한가지를 제외한 나머지 무궁무진한 가능성들을 포기해야 한다는 말과 같다. 두 사람중에 한사람이 결정해야 할 때는 기분이 더욱 더럽다. 뜨거운 감자를 만지기 싫어서 상대방에게 건넨다. "너의 의견에 따를께...." 마치 상대방을 배려하는듯 하지만 실상은 책임의 회피하기위한 행위에 불과하다. 만일 상대방이 어떠한 결정을 내렸을 때에도 실상은 그 결정을 따를것 이라고 볼 수도 없다. 단지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행위에 불과한 것이다. 우리가 아는 진리에도 .. 2007. 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