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폭염 두려운 ‘한증막 쪽방’ 독거노인 이라는 제목으로 독거노인들의 여름나기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쓴 기사가 있었다.
네티즌(??)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불쌍하다.", "노인복지를 위해서 독일처럼 해야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멀었다" 등등 훈훈한 댓글들 이었다.
그런데 그중 눈에 띄는 댓글이 있었다. -
"77세가 자녀도 없이 저런 쪽방에서 왜 쳐 박혀 사냐?
젊었을떄 나이트 클럽 다니고, 놀고 쳐 먹고 이혼하고, 바람나고 결국엔 저꼴난거 아닌가?
저런사람 일일이 구제할 필요 없다.
각자 인생은 인생"
그러자 이 댓글에 대한 비난성 댓글들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천하의 나쁜놈, 불쌍한 노인을 어쩌고 저쩌구... 심지어는 패륜아로 몰아가면서...)
난 곰곰히 생각해봤다.
'난 과연 어느편 일까?
가끔씩 매스컴에 떠들석하게 이슈화 됐던 친부모 살인이나 친부모 구타의 주인공 대부분은 그 부모가 잘못된 가치관을 자녀들에게 심어주었기 때문인것으로 이미 판명이 나 있다.
난 결론적으로 정말 미안한 얘기지만 자업자득 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밖에 없다.
향후 내 아들이 나를 무시하고 욕설을 한다면 그것 또한 내가 자식을 잘못 키운 탓이다.
외부 학교나 친구들의 악영향 때문에 부모를 속썩이는 경우도 물론 많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은 일시적인 것이고 결국 그런 아이들은 다시 부모 곁으로 돌아와서 화목한 가정을 도모한다.
다시말해 가정으로 돌아와도 발붙힐곳이 없게 만들어 논 부모의 책임이 자녀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가족간을 대립관계로 이끌어 나가는 것이다.
댓글에 댓글을 단 친구들은 정의감에 불타고 노인을 공경하는 착한 사람들일것이다.
그러나 애초에 시니컬한 댓글을 단 친구 역시 성격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단지 몇 줄의 표현이 과격했을 뿐(과격이라기 보다는 국지적인 행동양식을 일반화시킴)...
난 오늘 아침에도 잠자는 아들을 보면서.. "그래.. 내가 잘해야지.." "내가 너의 세계를 이해해야지..", 항상 다짐한다.
돈의 유무는 중요치 않다.
"나와 그 애의 관계에 있어서 혹시나 나의 사심이 그애의 의견과 이율배반되는 점이 있지는 않은가?"
"혹시 내가 그 애를 강요하지는 않았는지?"
"혹시 나로 인해서 그애가 방구석에서 혼자 몰래 울지는 않는지?"
"혹시 나때문에 본인의 의사표현을 자제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나만은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 그러지 말아야지.. 항상 반성하며 살고 있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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