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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ial Tech/Derivatives

ELW - 투기와 투자 사이에서

by 개인교수 2006. 9. 7.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과제 또한 만만찮다.

아직 투기적 성향이 강해 중장기 투자처로서는 적절치 않다. 물론 현물시장에 대한 헤징기능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거래주체는 개인이 대부분이며 기관이나 외국인은 등을 돌리고 있다.

유동성공급자(LP: Liquidity Provider)의 역할과 도덕성에 대한 논란도 분분하다. 특히 만기전 한달동안 유동성 공급을 금지하고 있어 오히려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 투기적 투자문화가 가장 큰 숙제

현재 ELW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투기적인 투자문화가 꼽히고 있다.

특히 ELW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개인들이 단기대박을 노리고 단타거래에 나서면서 투기성향을 강화시키고 있다. 레버리지 효과가 큰 반면 수익구조는 매우 복잡한 ELW의 특성도 한 몫하고 있다.

실제로 ELW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이해도는 전반적으로 크게 떨어진다. 만기를 하루 앞두고 원금을 몽땅 잃을 수도 있는 외가격[행사가격이 기초자산가격보다 낮거나(콜ELW) 높아(풋ELW) 권리행사가 불가능한 상태]에 있는 ELW의 거래가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잘 말해준다.

거래주체는 개인이 압도적이다. 상반기말까지 ELW 거래비중을 살펴보면 개인이 55%, 기관이 44%를 차지하고 있으며 외국인은 0.8%정도로 극히 미미하다. 기관의 상당수가 의무적으로 호가를 제시해야 하는 LP임을 감안할 때 실제로는 개인들이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개인들은 특히 데이트레이드 등 단기매매로 일관하고 있어 시장의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헤징을 담당하고 있는 발행사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현물시장과 같은 전산시스템을 사용하는 관계로 시스템 과부하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김명호 현대증권 파생상품팀장은 "전체적으로 단기매매가 너무 많은데다 기관이 거의 참여하지 않고 있어 안정성이 떨어진다"며 "따라서 헤지목적이나 중장기투자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 올 상반기 줄줄이 손실..거래위축 우려

거래종목 역시 특정종목에 편중돼 있다. 하루평균 한 주도 거래되지 않는 종목이 4분의 1에 달하는 반면 1000만주이상 거래되는 종목도 나오고 있다.

최근 ELW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향후 지속적인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5월말까지 만기상환된 48개 ELW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80%이상이 손실을 기록했다.

주가가 하락할 때 이익이 나도록 설계된 종목마저 손실을 기록한 경우도 있었다. 다만 수익을 낸 종목의 경우 수익률이 100%를 넘어서는 등 고수익을 기록해 `대박`아니면 `쪽박`의 상품 특성을 잘 드러냈다.

9월1일 현재로는 전체 299개 만기상환 종목 가운데 195개 종목이 외가격을 기록해 최초 투자자의 경우 원금을 몽땅 잃게 됐다.

최근 주가 상승으로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회복되고 있긴 하지만 수익률 편차는 여전히 심했다. 당연한 현상이긴 하지만 같은 종목의 ELW조차 발행사와 LP에 따라 수익률에서 크게 차이가 났다.

투자자들의 손실이 지속될 경우 ELW가 현물시장을 보완하는 보편적인 투자수단이 아닌 소수의 투기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손실이 하나둘씩 확정될 경우 ELW 거래가 빠르게 위축되며 향후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상품구성 보다 다양해져야

상품구성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ELW 기초자산은 코스피200지수나 코스피100에 속한 개별 종목에 국한돼 있다.

하반기부터 종목바스켓을 대상으로 한 기초자산이 허용돼 8개 종목이 상장되긴 했지만 아직 크게 활성화되진 못하고 있다. 개별 주식에 대한 풋ELW의 경우 발행사가 해당 주식을 미리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걸림돌도 있다.

따라서 기초자산을 외국주식이나 다른 주가지수로 확대하고 비표준형 워런트를 대폭 허용해 투자자들의 선택을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펀드형태의 ELW 발행으로 간접투자와 장기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증권선물거래소(KRX)는 종목 바스켓을 기초자산으로 한 ELW와 비표준형 워런트에 이어 실물결제 등을 허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상품구성 다양화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아직 표준형 워런트에 대한 이해도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복잡한 상품이 잇달아 도입될 경우 오히려 오히려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기관의 헤징능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세계 최대 ELW시장인 홍콩의 경우에도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긴 했지만 개별 종목이나 지수에 기초한 ELW를 제외한 대부분의 상품은 거의 사장되다시피 하고 있다.

이경하 대우증권 ELW팀장은 "다양한 상품이 나오는 것이 좋지만 수요나 발행사들의 상황을 감안할 때 조금 더 준비기간을 갖는 것이 좋다"며 "당장 개인 투자자들에게 큰 메리트가 없고 발행사들의 자체 헤징능력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만기전 유동성 공급 금지 완화해야

LP의 역할과 도덕성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일부 LP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유동성을 조절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LP들이 이론가보다 높게 호가를 제시한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반면 LP들의 역할을 지나치게 제한해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증권선물거래소는 만기 한달전부터 LP의 유동성 공급을 금지하고 있다. LP가 호가를 조작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유동성 공급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변동성이 커지고 투자자들은 혼돈을 겪고 있다. 매매가격 역시 내재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전적으로 수급에 좌우되는 왜곡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기초자산의 가격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ELW가격은 급락하는 현상이 종종 나타나고 있다.

사실 LP들이 중장기적인 영업을 위해서는 단기이익에 집착할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고 마음만 먹는다면 유동성 공급 금지기간 이전에 ELW가격을 고가에 형성해 놓고 빠져나갈 개연성도 충분하다.

이에 따라 LP에 대한 규제를 풀어주면서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울러 업계에선 기존에 발행한 ELW가 다 팔릴 경우 추가 발행을 허용토록 요구하고 있다.

박종찬 KRX 상장제도총괄팀장은 "LP의 유동성공급 금지기간을 완화하는 방안을 감독당국과 협의하고 있다"며 "다만 추가 발행건의 경우 수요가 많은 ELW를 LP에 몰아줘도 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어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김춘동 기자 b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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