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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Memories34

즐거운 동요대회 1. 자원이는 동요대회 때문에 매일 밤 마다 나에게 피아노를 쳐 달랜다. 그래서 하루는 노래책 옆에 A4 용지 한 장 위에 오선지를 그려서 음표와 피아노 건반의 상관관계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몇 일 후 자원이가 혼자 동요를 피아노로 치고 있는게 아닌가? 7살에 클라식 악보를 그리는 절대음감의 천재는 아니지만 나는 5살짜리 아이가 피아노의 악보상의 음표를 보고 피아노를 혼자서 터득했다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혹시 얘도 7살 되면 클라식 악보 그리는거 아냐?? 나도 어디가서 절대음감을 자랑하지만, 아마 자원이도 그런 음감을 타고난 모양이다. 자원이는 내 핸드폰으로도 "나비야 나비야" 같은 노래를 혼자 친다. 물론 이것저것 눌러보다가 발견했고 그 다음엔 저절로 외워서 치는것이겠지만 아무튼 음악적인것이 나랑 닮아.. 2007. 12. 13.
懷念錄 (내 다섯살의 어느 눈 오던날) 갑작스런 추위에 허겁지겁 동면으로 들어가 단잠을 잔다. 단잠 동안의 아름다운 꿈에는 언제나 어린시절이 풍경처럼 펼처져있고, 양 볼이 발그레 한채 곱은 두 손을 호호불며 콧물을 훌쩍 거리던 다섯살의 어린아이가 눈길을 헤메고 있다. 눈이오면 양놈에게 안 잡히려고 산으로 달음질쳐 올라 지난 가을 다람쥐가 숨긴 밤톨을 찾으며 하루종일 손꽁꽁 발꽁꽁 하고 있을 그 코흘리개 아이가 그립다. 내 다섯살의 언어는 자살, 신아원, 양놈, 옥수수떡, 수박화채, 깡패삼촌, 당원, 캬라멜, 뒷산, 야음, 도망, 벽장, 입양.... 이런 어눌한 언어로 차 있었다. 지금 내 아들이 좋아하는 붉은색 트럭은 전에 나를 유혹하던 양놈들의 미끼였다. 나는 엄마를 놔두고 가기는 싫었지만 그 붉은 장난감 트럭을 포기하기란 더더욱 싫었었다... 2007. 12. 7.
피터팬 놀이와 개다리 춤 피터팬놀이에 빠진 자원이 요즘 까불때 짓는 표정이다. 저만한 애들은 다 그런가부다. 난 유치원 다닐 때 즈음의 어린이들의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가 바로 개다리춤을 추는것이다. 옛날 배삼룡처럼 다리를 떨면서 손은 번갈아 가며 머리를 넘기듯 쓰다듬는 동작이다. 이런걸 유치원에서 단체로 가르치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보기싫다. 엊그제에는 자원이에게 물어봤다. "너 개다리 춤 출 줄 알어?" 그랬더니 "아빠 이렇게 하는거야!!!" 라고 말하며 바로 일어나서 개다리 춤을 춘다. 예전에 내가 TV보면서 한 얘기를 애가 들었는지 내 앞에서는 한번도 안췄는데 막상 걔도 할줄 안다는것이 신기했다. 일전에 우리 애가 달라졌어요 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이런,, 니미럴.. 유치원에서는 저런거 가르치나? 왜 애들은.. 2007. 11. 21.
삼겹살 트랜스포머 집에서 삼겹살을 구어먹고 있는데 갑자기 5살짜리 자원이가 나한테 "아빠 고기하고 야채하고 꼭 합체 해서 먹어야돼!!" 라고 말을 한다. 최근 마법전사 유캔도와 파워레인저를 즐겨 보더니 혼잣말로 중얼거리면서 "합체! 변신! 파이널키!" 이런 말들을 중얼 거린다. 자원이의 눈에는 모든것이 합체이고 변신이다. 우리집에서는 할머니도 엄마도 고모도 고모부도 아무도 못알아듣는다. 나만 자원이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 난 얘가 보는것은 반드시 밤 늦게라도 인터넷에서 찾아본다. 그래야만 자원이의 정신세계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합체와 변신에관한 이야기는 나한테만 한다. 다른 사람은 못알아 들을것이라고 본인도 생각하는 모양이다. 새로 사귄 애인을 바라보는 심정으로 자원이를 대한다.. 2007. 10. 13.
멀어져가는 애인을 보며... 요즘 집에서 많이 까분다 했더니, 유치원 홈피를 들어가보니 장난치는 사진이 많이 올라와 있다. 유치원 요리시간 맨 왼쪽에 앉아서 승리의 V자를 그리며 까불고 있다. 어제는 자꾸 놀이터에 가자고 해서 같이 갔는데, 그곳에서 유치원 친구들을 만났는지 30분 이상을 그 친구들과 뛰어 놀았다. 예전같으면 내가 어디있는지 항상 체크하며 노심초사하던 자원이가 나의 존재를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그만큼 친구들과의 놀이에 더 열중한다는 얘기다. 기분은 썩 좋지 않지만 나 보다는 친구가 더 좋다는 얘기다.(물론 그 시간 만큼은) 그러다 초등학교 들어가고 중학교 들어가면 점점 나 와는 멀어 지겠지? 아침 저녁으로 입술에 뽀뽀를 꼭 하는데 과연 몇살까지 할지 두고봐야겠다. 나 없이도 잘 노는 애를 보니 왠지 쓸쓸해지기 시작.. 2007. 5. 30.
사랑의 트위스트 다른애들은 다 놀거나 그냥 서 잇는데 혼자만 열심히 트위스트를 추고 있다. 모자가 너무 큰 듯 하다. 여전히 혼자서 추고 있다. 2006. 1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