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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se days

설날 풍경

by 개인교수 2007. 2. 19.
금요일(16일)
우리집 아래 청송 오징어집의 영식이 형은 오후 3시부터 장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나는 자전거 타고 동네 한 바퀴 시찰 한 다음 집으로 돌아왔다.

동네 지훈이 형님 전화가 밤 9시 경에 왔다. 청송 오징어집에 있다고 하신다.
갔다가 다른 사람과 있는 모습을 보고 그냥 집으로 돌아 왔다.
이미 술이 많이 취한것 같았다.

아무일 없었음


토요일(17일)
우리집 아래 청송 오징어집의 영식이 형님은 오늘도 오징어를 새로 갈고 장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나는 바람쐬러 서울랜드에 갔다.
'평소에 그 많던 인간들은 다 어디로 간걸까?'
'나는 여전히 이 길을 걷고 있는데....,'
'내가 특별 한건가? 그들이 특별 한건가?'

서점에 들러 집에 왔다가 자전거 타고 동네 한바퀴 순찰 했다.

청송 오징어집 영식이 형님이 나를 보고 한마디 하신다.
"어이!! 박달이~~ 이따 와 연포탕 맛있게 해 줄께..."
"네!!"
결국 연포탕을 먹으러 가지는 않았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TV 보다가 심심해 다시 나갔다가 맥주 한상자 사 들고 와서 밤새 마셨다.


일요일(18일)
일어나 보니 오후 1시다.
아무도 없다.
미적미적 거리다가 동네 한바퀴 돈다.
우리집 아래 청송 오징어집 영식이 형님은 여전히 장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난 집으로 돌아와 빈둥 거리다가 깜빡 잡이 들었다 일어났다.
'어? 오늘이 음력 1월1일인가? 잘 모르겠다..'

석갑순 여사에게 전화를 받았다. 심심하다고 술 마시잰다.
"에~~ 말끝을 얼버무리고 전화를 끊었다"
결국 안갔다.

'그 분은 집안 친척도 없나?'
'오늘이 구정인가?', '그렇다면 남편도 애들도 있던데 설날에도 장사 하시나?'


월요일(19일)
아침 10시경에 일어났다.
11시에 누군가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았다.
'휴~ 와이셔츠 빨아 논거 있나? 오늘 양복 입고 나가면 추울 텐데..'
'내가 꼭 가야될 자리인가? 그냥 모른척 하고 가지 말까?'
'오늘이 설날인가? 왜 TV에서는 계속해서 설날 특집을 하지?'

'우리집 아래 청송 오징어집 영식이 형님은 오늘 구정 인데 장사를 할까? 아! 구정이 어제였나? 아니 오늘인가?'
'쉬는날은 언제까지지? 오늘까진가? 아니면 내일 까진가?'


서울시 관악구 남현동의 음력 2007년은 또 이렇게 아무런 의미 없이 시작된다.
모두가 여전하다.
인생도 사람도 술도 심지어는 오징어 조차 여전하다.

'아 근데 턱긴애는 구정인데 집에는 갔을까?'

'진영이는 오늘 출근 했나?'

구정 이란게 원래 애매하게 2월달에 있어서......,
이건 새해의 시작인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니미럴.. 누구 말대로..
이건 수도세를 안낸것도 아니고 전기세를 안 낸것도 아닌데 왜 이리 명절 내내 찝찝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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