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으로 생선을 먹을 때도 부모님은 항상 생선의 머리와 뼈를 발라 드시면서 자식에게는 바삭하게 튀겨진 껍질과 속살을 주신다.
요즘 내가 아들과 밥 먹을 때 그런다.
어려운 시절도 아니고 먹을량도 충분 하지만 왜 그런지 항상 아들이 더 먹고 싶어 할 까봐 선뜻 내가 좋아하는 맛있는 부위에는 젓가락이 가지지 않는다.
그래서 저녁식사가 끝나면 항상 생선이 조금씩 남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먹기 싫어서 그냥 버린다.
어제는 냉장고에 있던 치즈를 다 버렸다.
아들은 천천히 먹고 (혹은 먹기 싫다고 하고)
나는 아들 먹이려고 아끼면서 안 먹다가 결국 상해서 버린것이다.
참 희한하다.
부모 시절처럼 일제시대나 보릿고개를 경험한 것도 아닌데, 게다가 돈 없어서 먹을것 못 먹는것도 아닌데, 자식 앞에서는 자식이 좋아하는 음식을 선뜻 먹을 수 없다.
인간의 본능이 원래 그런건지..
사실은 내가 더 건강을 챙겨야 하는 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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