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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 Genre

밴댕이회와 불안한 기억

by 개인교수 2006. 5. 2.



언젠가 약 4.5년 전 이맘때 쯤 대낮에 강화도로 차 몰고 갔다가
밴댕이가 제철이라고 해서 대낮에 밴댕이회와 소주를 두병정도 마시고 저녁 7시까지 차에서 잤던 기억이 있다.

창밖에서는 약간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는 솔바람이 불어오고, 맛좋은 밴댕이 안주와 소주의 포만감에 젖어 가뿐 숨 몰아쉬며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가 문득 차가운 기운에 소스라치게 놀라 창밖을 보니 서해안의 황혼이 뉘였뉘였 지고 있었고,
황망하게 잠에서 깨어 뭔지 모를 불안에 떨던 기억..

마치 어렸을때 낮잠을 자다가 저녁 녘에 일어나보면, 저녁인지 새벽인지 햇갈려서 뭔지모를 불안감에 떨던 그런 기억과 흡사한 것일게다.

어렸을때는 학교에 가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였을테고, 4.5년 전에는 사무실로 돌아갈 타이밍을 놓친 불안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무튼
다시 밴댕이회의 계절이 돌아왔다.
강화도나 서해안에 가서 좋은 친구들과 가족과 같이 가서 밴댕이 회나 실컷 먹었으면 좋겠다.

황혼이 오더라도 이제 다시는 불안감에 빠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친구와 가족과 함께라면...

그러나 황혼녘 낙조의 오렌지빛 하늘은 언제나 나를 불안하게 만들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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