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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 Genre

한 해 또 한 해..

by 개인교수 2007.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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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으로 바뀐지도 어느덧 8일이 넘어간다.
예전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갈 때의 일말의 불안감 내지는 흥분은 아니지만, 항상 한 해를 마감하고 다음해를 맞이할 때면 묘한 감정이 들 곤 한다.

한 해를 넘기면서 가장 않 좋았던 기억은 29세에서 30세로 넘어가던 해의 년말 이었다.

왠지 30으로 넘어가면 인생 다 산것만 같고,
젊은이에서 늙은이쪽으로 비수무리하게 낄것만 같고,
20대 초반의 아가씨들과 노닥거릴 수 있는 기회를 영영 박탈당해 버릴것만 같은 불안감이 심하게 엄습 했었다.

그리고 당시 '난 이제 30인데 언제 공부해서 언제 박사따고 남들처럼 성공하나?' 라는 생각에 외국대학에 MBA 과정 Apply 해놓고도 스스로 포기 하고, 목구멍에 풀 칠 하려고 다니던 직장에 좀비처럼 대략 출근만 하고 월급 타 먹으며 지냈었다.
지금에와서 생각해 보면 참 어린시절에 늙은이의 생각과 늙은이의 마음가짐을 흉내내고 다녔던것 같다.

그건 바로 30이라는 숫자가 주는 중압감 때문 이었다.
그 놈의 한국식의 나이타령
그만큼 인생에 있어서 피해를 봤으니 이제는 지겨울 때도 됐건만
난 아직도 그 놈의 나이타령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또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
이번 년 초 에도 이제는 살아온 날보다 죽을날이 확실히 더 조금 남았구나 하는 생각과
과거 야오이 소설을 읽다가 나에게 딱 걸린 사무실 여직원이 그렇게 좋아했던 캐릭터 미중년으로 멋있게 살아야 할텐데.. 라는 중압감,
여자를 고를 때도 이제는 전년의 기준 보다 그 연령의 마지노 선이 한 살 더 업그레이드(?) 될 수 밖에 없다는 허탈감,
대략 이런 감정들이 동시 다발성으로 생겨난다.

나이, 누군가는 숫자에 불과하다 라고 말 하지만,
결코 그 숫자의 해악성에서 해방 될 수는 없다.
겉으로는 웃으며 '이제 한살 더 먹었네?' 라고 말 하지만,
타들어가는 속은 어쩔 수가 없다.
죽음의 날이 압박을 가해 온다.
젊음의 특권처럼 여겨지던 여자들도 점점 멀어진다.
모든 몸속의 양기는 입으로 몰려 아무런 부끄럼도 없이 동네 여편네들과 진한 성적인 놈담을 주고 받는다.
사고는 점점 편협해지고,
이해하는 사물의 범위는 더욱 넓어지지만 이해하는 사람의 범위는 점점 좁아진다.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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