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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 Genre

겨울비 단상

by 개인교수 2017. 2. 20.
겨울 새벽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모습을 창을 통해 물끄러미 쳐다본다. 
아주 가끔 바삐 새벽을 가르듯 지나가는 차 바퀴 소리가 거슬린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길래 새벽 두시에 어딜 그리 급히 가는지? 
굴곡도 많고 많이 치이기도 한 내 인생의 한켠에 저렇듯 애타게 새벽을 달린적이 있었던가?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는 개똥같은 구절 하나로 나의 방황을 더 나음을 위한 노력으로 포장하고 자위하고 무던히 합리화 시켰었다.

이제는 인생을 완성해야 할 이른바 중년, 
내 인생에 생각치도 못하게 찾아온 중년의 단계에서 다시금 방황한다.
마치 스무살에 했던 그 모습 그대로의 방황이 신기하기만 하다.

비록 상업적이어서 문학소년의 본질과는 다소 동떨어졌지만 다시 하고 싶은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한다.

게으름은 내가 상업적인 활동을 할때도 쉽게 떨치지 못한 숙제였지만, 이젠 글 쓰는 일 조차 상업적으로 하려고 하는 이 마당에 다시금 게으름을 피워서야 되겠는가?

문학은 역시 밤이 제격이다.
특히 지금처럼 비오고 으실으실한 겨울 새벽이 제격이다.

과거를 회상하기 보다는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이 중년의 새벽이 마냥 좋기만 하다.

2017년 2월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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