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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Memories

추석단상

by 개인교수 2016. 9. 14.
추석전야 보름달 본다고 뜬눈으로 엄마랑 누나랑 평상에 앉아 있다 잠들다.

아침밥을 먹는둥 마는둥 친구들과 놀 생각에 딱지 한줌 쥐고 밖으로 나서면 급격히 서늘해진 날씨에 괜히 코만 훌쩍거린다.

길거리엔 아무도 없다.
동네 어귀 까지 가 보기도 하고 이골목 저골목 돌아다녀 보지만 한놈도 안보인다.

아. 오늘이 추석이지~~
나만 남겨진 이 동네의 골목에서 하릴없이 바지주머니에 뽀개놓은 라면땅만 꺼내 먹는다.

어디선가 골목 모퉁이에서 말끔한 신사가 "내가 이 애비다. 사실은 죽은게 아니라 미국가서 돈 많이 벌어왔어" 라고 말한다면, 아버지로 받아들여야 되나 말아야되나 같은 즐겁고도 씁쓸한 상상을 하면서 아랫동네 시장까지 걸어간다.

굳게 닫힌 상점들과 나부끼는 흙먼지,
시장 한귀퉁이에서 술취해 쓰러져있는 노인 양반,
꼬까옷 입고 나들이 나서는 부잣집 가족들,
구름한점 없는 새파란 하늘 10월의 하늘,

그 사이를 나뭇가지 하나 손에 들고 돌리며 걸어가는 10살 박이의 내 뒷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2016년 추석,
쓸쓸함은 여전히 이어지고 아마 평생 계속될듯.
이 밤, 가슴이 벌렁거려 참을 수가 없네..
어떻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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