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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 Genre

친구에게

by 개인교수 2005. 1. 17.
사근동 다방의 풍경 속에서도,

지척거리는 남태령을 넘어왔을 때에도,

뜨거운 열기의 이국 땅에서도,

너의 결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에도,

네가 외국에 발령 되었단 말을 들었을 때에도,

최근 자그마한 빵 가게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에도,

나는 일말의 추억이 연결되어질 고리를 찾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너는 내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아침에 봤던 너희집 검둥이를 둘이 저녁상에서 배 터지도록 먹었던" 그 사건에 대해서도,

학교 끝나고 매일 할 일없이 담배피고 술먹고 같이 했던 그 세월에 대해서도,

벛꽃길을 걸으며 유행가를 화음 맞춰 부르던 모든 기억들에 대해서도

과거의 지워 버리고 싶은 하나의 기억으로, 심지어는 지금은 생각 조차 안난다는 말로 일말의 너와 나의 고리를 무참히 끊어 놓았다.

앞으로 또 다른 10년 후에는 기억의 고리도 너무 닳아서 희미해 지겠지만, 혹시 내 소설속의 주인공으로나마 자리 잡아 그 명맥을 유지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You may say I'm a dreamer...... 그러나 결국 우리는 몽상가로 살아 가다가 죽는것은 아닐까?

너무 현실에 집착하며 빠듯하게 살아가지 않았으면 하는게 나의 바램이고 오래전 우리들의 바램이 아니었을까?

이 밤! 컴퓨터의 모터 돌아가는 소리만 요란하고, 밖은 적막한데 과거에 내가 아주 싫어했던 유형의 너의 18번 노래인 "상아의 노래" 같은게 갑자기 듣고 싶다.

변한것은 없다. 단지, "不惑"의 나이에서 갑자기 "耳順"의 세월을 살고 있는 느낌이다.

항상 같은 꿈만을 꿀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오늘밤 자기 전에는 내일에 대한 설레임 같은것을 가지고 잠자리에 들기 바란다. 우리가 어렸을때 그랬던것 처럼..

2001.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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