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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 Genre

어떤 여자

by 개인교수 2010. 2. 2.



그 여자에게는 사랑하냐고 물어볼 수가 없다.
진실된 질문에 대한 그녀의 대답은 "유치하게 왜 그러세요" 이다.
그리고 한없이 구름속을 날아 다닌다.
너무 높이 올라가 순간순간 구름에 가려 안보일 때에도 절대 자신의 위치는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리곤 내려와서 "뭐 하러 기다리셨어요" 라고 말하며 내 품에 안긴다.

그 여자와의 약속은 전쟁처럼 치열하다.
그 여자는 예비된 전투병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서
언제라도 최상의 전투능력으로 복귀할 수 있고
그것을 빌미로 나를 공격한다.
반면 나는 그 흔한 예비 병력도 없을 뿐더러 게다가 부상자까지 혹으로 달고 다녀야하는 최악의 수준이다.
그 여자의 한 마디에 득달같이 달려오는 씩씩한 예비 전투병들을 보면서,
아하~~ "나도 언젠간  그 여자의 예비 전투병이 될수도 있겠군" 이라고 깨닳게 된다.

전투에서는 분명히 이긴 정자가 난자에 삽입되었는데도 전혀 수정을 할 수가 없다.
참으로 희한한 동물의 세계이다.
오히려 난자는 머리박고 있는 정자 마저도 언제라도 밀어낼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여자는 봄의 보리마냥 까칠하다.
까칠한 가시가 달린 껍질을 까서 먹고 있는데도 입안이 까칠하다.

그 여자는 약속할 수 없어서 더욱 설레인다.
그 여자는 남들과의 데이트를 자랑스럽게 이야기 한다.
그리고 내가 다른 이성을 만나지 말기를 종용하면 차라리 너를 안만나겠다고 위협한다.
나는 양손에 아무런 무기도 가지고 있지 않은 예비 전투병 출신으로서 가지고 있던 무기조차 이미 그 여자에게 빼았겨 버린채, 내동댕이 쳐질 지경이 무서워 벌벌떤다.

그 여자가 나를 좋다고 언제 했더라? 가만히 생각해 보면, 침대위에서의 사정 전.후 였던것 같다.
그 외의 시간에는 심각한 질문에는 유치하다는 이유로 외면한다.
심지어는 다시는 그런 질문 하면 자기가 판단해서 행동하겠다고 한다.
그 말은 다시는 나를 안보겠다는 얘기라고 한다.

나를 좋아하세요? 라고 물어보는것이 그 여자에게는 그렇게 스트레스가 되어 헤어짐의 이유가 될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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