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inancial Tech/Derivatives

투기성 ELW의 개념

by 개인교수 2006. 9. 6.

대기업 홍보팀 J대리는 지난 5월 25일 LG필립스LCD 콜 워런트(J516014)를 주당 360원에 1만주를 매수했다. 6월 29일에는 주당 30원에 추가로 1만주를 매수했다. 주가가 떨어져도 다시 오르리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일명 '물타기.' 기초자산인 LG필립스LCD의 주가가 30% 빠지는 동안 ELW는 90%의 손실을 기록했다. J씨의 원금 400만원은 거의 회복불능 상태. 내달 초 만기까지 이도 저도 못 하고 보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K씨는 ELW를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지난 1월 19일 대우6001 삼성전자 콜 워런트 100주를 1주당 1040원에 매수했다. 전환비율 0.01에 행사가격이 66만원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행사가와 워런트 매입 비용의 합(66만원+1040원/0.01=76만4000원)보다 높아야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 그러나 이후 주식시장이 긴 조정에 들어가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계속 하락했다. 결국 만기(6월15일)때 삼성전자 주가는 55만3000원으로 콜워런트에 투자한 금액을 모두 날렸다.

상장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이 지난해 12월 1일 개설된 이후 10개의 발행사와 10개의 유동성공급자(LP)에 의해 총 1000여개의 종목이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일평균거래금액이 약 1800억원에 이르고 있지만 생소한 용어에다 다소 복잡한 가격결정구조 및 손익구조를 가지고 있어 접근이 쉽지 않다. 연초 다수의 콜ELW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최근에는 수익은 커녕 원금을 통째로 날린 투자자가 적지 않다.

'간 큰 사람'만 투자한다는 ELW. 대체 어떤 상품이길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인지. ELW를 보수적인 투자자가 안정적으로 투자하는 방법은 없을까. 아는 것이 힘이라는 생각에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구했다.

◇소액 투자로 주식처럼 매매, 레버리지 커

ELW(Equity Linked Warrant)는 주식 또는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사전에 정하여진 가격(행사가격)에 기초자산을 사거나(Call) 팔(Put) 수 있는 권리(옵션)를 나타내는 유가증권을 말한다. ELW는 옵션(권리)이란 점에서 기존의 상장 지수옵션 및 개별주식 옵션과 동일한 경제적 효과를 갖지만 특정 증권회사에서 발행해 상장한 유가증권이다. ELW주당 발행가격이 1,000원 전후에서 결정되는 것이 보통이라 소액투자자도 주식을 매매하는 것과 같이 투자에 참여할 수 있고 분산투자가 쉽다는 점이 다르다.

(예) 대우5204삼성전자 콜 워런트

행사가격 : 60만원

현재주가 : 58만4000원(O월 O일 종가기준)

전환비율 : 0.01

워런트가격 : 470원(O월 O일 종가기준)

최종거래일 : 2006년 12월 1일

만기평가가격 : 최종거래일 포함 직전 5영업일 종가평균

유동성공급자 : Credit Suisse (CS증권)

2006년 12월 1일이 최종 거래일인 대우5204 삼성전자콜 워런트를 보자. 나투자씨는 앞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행사가격 60만원, 전환비율이 0.01인 대우5204삼성전자콜 워런트 100주를 주당 470원에 매입(총 4만7000원 지급)해 최종거래일까지 보유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해 만기평가가격이 68만원으로 결정됐다면 나씨는 워런트당 8만원을 만기지급일에 발행사인 대우증권으로부터 수취하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해 만기평가가격이 행사가격인 60만원 이하로 결정된 경우 수취금액은 0원이 된다. 따라서 최초 워런트 매입 자금 4만7000원을 함께 고려하면 나씨의 최종 실질손익은 다음과 같다.

만기 수취금액(만기평가가격이 행사가격보다 큰 경우)

= (만기평가가격-행사가격)x(전환비율)x(보유 워런트 개수)

= (68만원-60만원)x0.01x100 = 8만원

여기서 전환비율이란 만기에 워런트 1주를 행사해서 얻을 수 있는 기초자산의 수다. 예를 들어 전환비율이 0.2인 워런트 1주로는 해당 기초자산의 1/5에 대해서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즉 워런트 5개 있어야 권리행사 시 기초자산 1주를 살 수 있는 것이다.

◇만기 전 권리행사보다 중간 매매가 효과적

ELW 투자자가 만기 전에 권리행사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만기 전 권리행사를 하는 것보다 ELW 자체를 되파는 것이 효과적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연초 콜ELW로 수익을 거둔 투자자들은 기초자산 상승률보다 ELW 상승률이 더 높기 때문에 중간 매매를 통해 이익을 취할 수 있었다.

반면 콜ELW는 기초자산이 만기일까지 일정 정도 오르지 않으면(풋ELW는 일정 정도 내리지 않으면) 투자자는 ELW를 살 때 지출한 가격의 전부 혹은 일부를 잃게 된다. 레버리지는 양날의 칼이다. 최근 만기가 한 달 이내로 다가온 콜ELW 투자자 중 일부는 손절매를 하고 싶어도 유동성 부족으로 매도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감원 규정에 따라 LP들은 ELW 만기 한달 전부터는 유동성 공급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ELW는 비단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공격적 투자수단일 뿐 아니라 손실을 줄이는 위험회피 수단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예컨대 위험회피 목적으로 삼성전자 주식 보유자가 풋워런트를 산다면 여기서 발생한 수익으로 삼성전자 주식으로 난 손해의 일부를 만회할 수 있는 것이다.

'보험' 차원에서 풋ELW를 매입하는 것 역시 기회비용은 수반된다. 주가가 오르면 풋워런트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주식으로부터 나온 이익을 부분적으로 상쇄하기 때문이다. 또 주가가 박스권에 있을 때는 시간가치(ELW는 만기까지 기간이 길수록 가치가 더 크다) 하락이 풋워런트의 가치를 감소시킨다. 기초자산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맞지 않는다면 풋워런트 역시 손절매에 들어가야 한다.

◇종목 선별 잣대는 무엇?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한 ELW만 수십개인데 대체 그 중에서 어떤 종목을 선별해야 하는 걸까. 1000여개에 가까운 종목 중 하나를 선정하자니 선별 잣대가 절실하다.

한국투자증권 ELW부 김병규 차장은 "대부분의 워런트 투자자들이 잠재된 고수익에 눈이 어두워 높은 기어링(기초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해당 ELW에 투자하는 것에 비해 몇 배의 비용을 수반하는지 알려주는 척도)을 선호하는데 이는 잠재 손실 또한 증가시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레버리지는 양날의 칼이라는 것이다.

김 차장은 이어 "ELW는 중기적으로 시장이 오를지 내릴지에 대한 방향성을 잡는 것이 우선"이라며 "자신의 시장 전망에 따라 콜ELW에 투자할 지 풋ELW에 투자할지 정하되 특정 종목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지수ELW를 사는 게 적합하다"고 전했다.

그는 "초보 투자자는 기초자산을 매입한 후 여분의 자금으로 전체 포트폴리오를 맞추는 차원에서 만기가 3개월 이상 남아있고 내가격(In-The-Money, 콜ELW는 기초자산 가격이 행사가격보다 높을 때, 풋ELW는 기초자산 가격이 행사가격보다 낮을 때)에 있는 종목을 선별해 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내재변동성이 낮은 종목을 매입해 내재변동성이 높아져 ELW 가격이 올랐을 때 매도하는 게 좋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변동폭까지 예측하고 투자하기는 어렵다"며 "내재변동성이 안정적인 종목에 방향성을 맞춰 투자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파생상품팀 서혁준 과장 역시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자신만의 확신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서 과장은 기초자산이 되는 주식의 등락에 대한 예측을 한 후 개별 ELW 분석에서는 가격을 싸게 보이기 위해 전환비율을 낮게 발행하는 종목이 있으므로 항상 전환비율을 1로 환산했을 때의 ELW가격 수준을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서 과장은 또 "ELW의 행사여부를 결정짓는 요소인 행사가격이 깊은 외가격이거나 깊은 내가격에 있는 종목을 피하고 기초자산 가격대비 적정 수준의 행사가격을 가진 ELW에 투자하되 만기는 최소 2달 이상 남은 종목을 택하라"고 전했다. 만기가 한달 이내인 종목은 유동성공급(LP)이 제공되지 않아 거래량이 적고 시간가치가 급격히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또 ELW 역시 옵션형태이므로 ELW라면 내재변동성을 반드시 확인하라고 주문했다. 내재변동성이 낮은 종목이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의미이므로 ELW를 거래할 때 중요 판단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끝으로 서 과장은 "모든 조건이 유사하더라도 ELW를 발행하는 증권사와 유동성을 공급하는 LP에 따라 ELW 가격 수준과 거래량이 달라지므로 유동성 공급자 역시 종목 선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가 권하는 ELW 투자 지침

1) 기초자산 및 시장 방향성

-기초자산이 되는 주식의 시장 전망 예측

2) 행사가격

-보수적 투자자라면 대략 5~10% 내가격의 ELW 매수

3) 만기일

-기초자산 전망에 맞춰 만기일을 고른다(한 달 미만의 초단기 상품은 삼가)

4) 내재변동성

-관심 ELW의 내재변동성을 다른 ELW와 비교(내재변동성이 많이 승상하면 일부 이익 실현)

5) LP

-실시간 매매를 위해 유동성이 높은 종목, 시장에서 인정받는 LP 선별

6) 포지션 청산 타이밍

-손절매 시기와 이익실현 시기에 대한 원칙을 세운다

김희정기자 dontsigh@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Financial Tech > Derivativ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식워런트증권 (ELW) 투자의 가장 큰 매력  (0) 2007.06.18
ELW - 활용방안  (0) 2006.09.07
ELW - 투자의 효용과 위험  (0) 2006.09.07
ELW - 가격결정  (0) 2006.09.07
ELW - 투기와 투자 사이에서  (0) 2006.09.07